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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리양조장

실험정신과 진중한 접근법이 공존하는 곳


<작은 양조장>


양수리에 양조장이 생겼다. 주인장은 직접 뵌 적은 없지만 페친으로는 오래 되었다. 홍천 살던 시절부터 활동하시는 것을 지켜보며 이제나저제나 양조장을 여시겠구나 했는데 드디어 개업을 하셨다기에 찾아갔다. 생각보단 오래 걸렸다.


SNS만으로 사람을 판단할 순 없지만 꽤나 진중하게 술에 접근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했었다.


<다양한 수상경력>


사진에 잘 안 나왔지만 천정 윗줄로도 전부 상장이다. 술빚기에 진심이고, 많이 시도한 분이다. 많이 해보는 것 이상이 있겠나. 


<실험주들>

술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시음주를 마시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흐른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이 우리나라의 옛날 쌀들을 술로 빚는 연구들. 양평의 우보농장은 토종쌀 재배로 유명한 곳인데, 이곳이 있어서 협업에 필요한 쌀을 그나마 쉽게 구할 수 있는 편이라고 한다. 

필자가 옛날 주방문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늘 강조하는 것인데, 1~200년 전 쌀과 지금 쌀은 품종과 그에 따른 탄수화물 함량 등이 다 달라서 옛 주방문대로 술을 빚을 때 나오는 맛이 옛맛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는 것. 전통이란 일종의 움직이는 목표물 같은 것이다. 이렇게 옛 품종들을 쓸 수 있다면 그 목표물의 진동은 그래도 퍽 줄 것이다.


내가 강릉 살아서 그런지 몰라도 저 강릉찰로 만든 술은 제품 만들어 보았으면 싶게 좋더라.


<출시 제품들>

근래 수많은 술들이 나오면서 주류는 '싑게 빚고 쉽게 마시는' 술들인 듯. 이러다보니 차별화가 안 되서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승부를 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디자인과 마케팅 능력이 좋은 것이야 결코 흠잡을 것이 아니지만, 술 자체의 차별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효과적일 듯. 그러자면 이렇게 천착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서울100리 시리즈는 베이직한 듯 하면서도 디테일에 양조가의 의도가 심겨진 술들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테이스팅노트로 하겠지만, 술을 잘 아는 사람일수록 마시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듯.


<양수리양조장>

양조장이나 식당이 단순한 기호품 제조업이 아니라 지역의 농업과 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양수리양조장은 술뿐 아니라 그런 면에서 업의 미래를 살짝 들추어 보여주는 곳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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