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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급 숙성한우등심 산초 스테이크

재킷포테이토는 왜 잊었을까?

<3등급 등심 + 산초깻묵>

숙성육을 좀 할려고 하나로마트 정육부에 가서 2등급 고기를 달랬더니 3등급은 있단다. 흠, 3등급은 안 해봤는데 무난하게 1등급을 쓸까 하다가 이것도 실험해보자 싶어서 3등급 득템. 2등급과 가격차이 별로 없는 듯 하고, 1+의 절반 정도 가격.


애초에 진공포장을 부탁해서 냉장고 고기칸(따로 있음)에 넣고 한달 남짓하게 묵혔다. 1등급이나 2등급이라면 이 정도면 충분히 숙성이 되었을 시간, 호주에서 스테이크는 좀 먹다 온 김에 개봉이다. 손으로 만져본 텍스쳐는 좀 단단하다 싶은 느낌.


후추스테이크를 응용한 산초스테이크. 소금과 산초깻묵으로 몇 시간 큐어링을 한다.


<프랜치 버터>

오을은 팬에다 요리를 할 것이라 프랜치 버터도 등장. 국산 버터보다 조금 비싼데 확실히 풍미가 더 있는 편이라서 요리용으로 좋다. 


<게랑드 소금>


큐어링은 스텡크의 경우 절대 깊이 간이 베어들면 안 된다는 것이 지론. 그저 소금 솔솔 뿌려서 두어두는데 이 소금 양이 나중에 너무 짠 정도가 되면 안 된다는 원칙. 그레이비소스도 만들 거니까 말이다.


<일단 완성>


앞뒤로 구워보는데 색이 영 이상하다. 스테이크답지 않은 허여멀건 색은 육즙이 이미 많이 빠져나온 상태임을 뜻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저 산초가 다소곳이 붙어있는 것은 아니라, 다 굽고 레스팅 할 때 다시 올려준다. 


그레이비 제작 과정이 빠졌는데 기본적으로 스테이크 익힌 저 기름에 약간의 밀가루와 후추, 식초 등을 넣고 간만 맞춘다. 


<샐러드>


샐러드는 스테이크에 필수라고 생각하는 편. 스테이크엔 칩스는 좋아하는 음식이긴 하지만 그것만 먹고나면 확실히 부담스럽다.


<스테이크>

 

스테이크는 예상대로 질겼다. 아무래도 3등급 정도 되면 웻에이징으로 한계가 있는 모양. 


재킷포테이토는 버터 한 조각과 후추만 뿌려서 오븐에 굽... 으면 안 된다. 영국 있을 때(20년쯤 전)는 매주 해먹던 음식이구만, 오랜만에 한다고 호일을 뒤집어 깠다가 안 익어서 부랴부랴 검색해서 다시 익혔다. 이건 오븐에 굽는 게 아니고 호일에 습기를 가두어 찌는 음식이었네. 그렇게 많이 했던 음식의 조리 원리까지 잊어버리다니, 아니 잊었다기보단 그 때는 원리도 모르고 했던 거지만. 몸으로 반복한 것도 잊는 때가 되었나. 이래서 요리하는 사람은 계속 기록을 해야 한다.


스테이크가 질기니까 산초도 그레이비도 즐거움이 전반적으로 만족도는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호주에서 스테이크 잔뜩 먹고 온 다음이라 더욱 그럴 것이다. 앞으로 3등급은 피해가기로 결론. 월령이 높은 소인 경우가 많아서 질김은 피하기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크게 잡내가 있거나 하진 않으니 국물용 등 기타 용도로는 업장 성격에 따라서는 써볼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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