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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레리다 이스테이트 & 레이크 조지 와이너리


멀리 호수가 보인다. 시드니에서 버스를 타고 올 때 지나쳤던 호수인데 한국 사람 개념으론 가도가도 끝이 없다는 느낌이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호수가 유량 변화가 매우 커서 불과 몇 년 전에는 거의 바닥이 드러났었다고 하는 점. 크기를 보곤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이 호수 부근에도 와이너리가 몇 있어서 캔버라 부근의 와이너리 구역을 이루고 있는데 오늘은 또 동생군을 따라 그 중 두 곳에 가본다.


처음 간 곳은 레리다 이스테이트 와이너리(Lerida Estate Winery).



앞의 양조장지역보다는 이쪽이 양조장 숫자가 적고 비교적 새로 개발된 편이라고 한다.

그쪽도 리슬링지역이라면서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피노누아도 하긴 했지만 여긴 진짜 다 하는 모양. 떼루아란 것이 애초 마케팅용 개념이란 것을 생각하면 사실 안 될 것도 없을 수 있지 하는 생각도 들고. 어쨌거나 여긴 여름이 덥고 건조해서 당도 높은 포도 재배에는 제격인 곳이긴 하다.



여기는 베이킹도 하고 다른 먹거리 제품도 팔고 있다. 


어쨌든 시음. 술은 그럭저럭 무난한 수준이다 싶은 정도다. 양조장 스태프가 와서 술을 설명해 준다. 매우 유창하고 아는 것도 많다... 싶은 느낌이었는데, 몇 잔을 마시다 보니 좀 이상하다. 카베르네 소베뇽이고 피노 누아고 리슬링이고 특징이란 게 없고 좋은 건 다 속사포 같이 읊고 지나가는 느낌. 이래서야 설명이 도움이 되는 게 아니고 자꾸 신경만 건드리게 된다.


<Lerida Estate>


멀쩍이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포도밭, 하늘은 또 한국에선 보기 힘들게 파란 하늘이다. 약간의 낮술에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긴 했다. 


<Lake George Winery>

이곳은 레이크 조지 와이너리. 여기는 테이스팅룸이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어서 우리 같이 돈 안 되는 테이스팅 손님(둘이 와서 혼자만 테이스팅)은 좀 방임하고 놔두는 경향. 우리 경우엔 그게 더 좋았다. 꼭 돈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호주만 해도 손님이 부르기 전엔 굳이 말 안 시키는 것이 문화기도 하고.


술은 이쪽이 레리다보다 조금 나은 것 같았다. 대단히 인상적인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호주는 물가도 비싸고 한국에 술을 많이 들고 들어올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안 사고 빈 손으로 일어섰다. 이 정도 돈을 줄 거면 한국에서도 괜찮은 와인을 마실 수 있다는 정도니까. 호주는 벌어먹기도 어렵지 않고 임금도 비싸서 일자리만 있으면 비싸도 살기가 괜찮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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