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동북음식이 반가왔던 날
궁갈린이 코리아타운 분위기가 있다면(그 정도는 아님) 딕슨은 차이나 타운 분위기(맞음).
여기는 중국집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동생과 제수씨의 학교 상사 정도 되는 분 가족과 식사에 따라나갔다.
동북지가는 말 그대로 중국 동북지방 음식을 하는 곳. 이곳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교수님 사모님이 중국 장춘 출신이시라고.
몰라서 시켜봤는데 슈거프리, 팻프리는 역시 별로 맛은 없다 ㅋㅋ
90년대 중국에서 여행 다니면 자주 보던 가재도구들.
신문지로 천정을 도배한 것까지 중국 냄새가 물씬이다. 중국 간 지 오래라서 조금 앓이를 하고 있는 나로서는 마음에 꼭 들어오는 인테리어다.
중국어를 좀 할 줄 안다는 이유로 교수님 사모님 옆에 접대역으로 배치.
메뉴 오더는 대체로 사모님에게 맡겼던 듯.
친숙한 중국요리들이 많이 나와서 좋다. 동북식은 대체로 북경과 산동요리와 맥이 직접 닿아있다. 청대에 이 곳은 한족이 살지 못하게 하던 곳이고, 왕조 말년에야 대량 이민이 이루어졌는데 이들이 대부분 직례(하북 및 북경), 산동 출신들이 많았던 탓. 징쟝로우쓰도 하북의 대표음식 중 하나.
두부피에 싸서 먹는 건 흔히 본 일은 아니지만 중국은 넓고 사람들은 다양하다.
중국 이름은 모르지만 이건 한국에서도 연변식 음식점에 가면 볼 수 있는 음식.
이건 속에 당면이 든 면요리로, 처음 보는 음식이었다. 채소를 당면과 같이 기름에 볶고 초와 장으로 간을 맞춘 것인데 보기엔 퍽 달라도 한국의 잡채와도 통하는 데가 있는 음식.
뭔가 한국음식 분위기도 있는 탕. 동북음식의 특징이라면 추운 날씨인 탓도 있어서 끓이는 탕류가 많은 것도 있다. 김치 좀 더 넣고 끓였으면 좋았을 걸...하는 기분(한국인).
이 물만두가 너무 좋았다. 얄팍한 딤섬도 좋지만 가끔은 피가 두툼한 동북씩 돼지고기 만두가 생각이 난다. 그런데 이 만두는 사실 단품으로 따로 먹어야 맛있고 이렇게 이것저것 푸지게 시켜놓고 나서 먹기엔 좀 아까운 느낌이긴 하다.
쏸라탕 분위기의 계란탕.
감자볶음. 챠오투떠우쓰, 그런 이름이겠지.
중국 사모님은 호주생활에 만족하지만 친정 식구가 그리운 것(코로나 국경 봉쇄로 몇 년간 못 갔다고)과 음식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 간만에 중국어로 수다도 떨고(힘들었음) 다음에 캔버라 또 오게 되면 동북음식 몇 가지 해드리겠다 약속은 했는데 인연이 닿을지 어떨지.
개인적으론 간만에 오센틱한 동북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