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오리고기 요리 두 가지 + @

수비드와 볶음, 그리고 혼합소스

<오리 정육>


갑자기 오리가 눈에 띄어서 집어왔다. 통마리는 먹을 사람도 없고, 정육으로.


<커리>


이건 감자가 듬뿍 든 야채커리. 이걸 재활용해서 오리고기 요리를 만들어볼 참이다.


오리고기는 기름지다. 개인적으론 오리보다 더 기름진 거위를 선호하지만 국내에선 쉽게 구할 순 없고, 오리도 사실 기름이야 충분하지. 그래서 그 기름을 잘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커리를 생각하는 이유는 이 커리의 향신료향이 오리기름을 정유로 해서 잘 베어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고수>


그런 생각이니만큼 고수도 샀다. 사실 이 많은 고수(심지어 비싸다)를 어찌 다 먹나가 좀 고민이 되긴 하다. 벌써 시들시들한 판국이니(방법은 다 있음).



수비드라고 하기엔 정확한 명칭은 아니겠다. 기압은 조절이 안 되니까. '프리시젼쿠커'가 제조사에서 부르는 이름이고, 합당한 명칭이라고다. 하지만 이 정도면 대략 수비드인 것도 맞다. 65도로 설정하고 10시간. 이보다 좀 짧아도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그냥 어디서 본 숫자로 세팅한다.


커리를 넣을 때 올리브유를 좀 추가로 넣은 것 말곤 별 거 없다. 올리브유도 그득이 담아서 콩피같이 하는 방법도 있는데, 올리브유 콩피는 그 콩피맛도 안 나고 해서 콩피를 추구하진 않기로. 



이것은 볶음이다. 오리고기는 상당히 텍스쳐가 강인한 편이다. 닭고기와는 비교가 안 되지. 그래서 센 불에 볶아서 그 식감을 살리려 한다. 특히나 오리손질 할 때 기름 때어내고 껍데기 따로 손질해두는 것 필수. 오리 기름은 껍질 밑의 피하지방이라서 손이 좀 가긴 하지만 떼어내기 어렵진 않다. 이 기름으로 지지고볶고 다 할 수 있다. 꽁피라고까지 하긴 뭐해도 오리기름에 껍질만은 튀길 정도가 된다. 이 고소한 튀김맛을 놓칠 순 없다.


인덕션의 화력은 이럴 땐 언제나 좀 불만스럽지만...



아까 수비드는 그린커리와 레드커리를 내맘대로 혼합한 커리였다면 이것은 페낭커리 한 종류로 간다. 페낭커리는 좀 더 톡쏘게 매운 맛이 레드커리와 다른 점인 듯.


참고로 보이는 커리 제품은 별다른 잡성분 없이 향신료와 새우 페이스트 정도 들어갔다. 새우 페이스트에 MSG가 들어갔느진 모르겠는데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알아채긴 힘든 정도인 듯.



센 불에 볶아서 약간 건조한 버젼의 오리고기 커리. 오리고기 커리를 동남아 현지에서 먹는지 어떤지 모르겠다. 찾아보면 있을 것 같긴 한데... 국내의 동남아 음식점에서도, 이번의 베트남 여행에서도 오리고기 요리를 본 기억은 없다.



이건 한 끼 먹고 남은 것에 물을 부어서 촉촉한 버젼으로. 남은 고수는 잘라서 여기 다 때려넣었다. 사실 이렇게 먹는 것은 고수 향을 못 살리는 방법이지만 버리는 것보단 낫겟지.



수비드 오리고키 커리 덮밥. 고수를 듬뿍 올리고 후추까지 잔뜩 뿌린 딱 내 취향의 요리다. 아 지금도 생각나네. 향신료 성애자들이라면 사진만 보고도 부르르 떨 거다.


수비드한 오리고기는 부드럽긴 한데 살짝 오버쿡된 느낌이다. 사르르가 아니라 푸스슥한 느낌이 있다. 수비드 세팅을 다시 실험해봐야할 문제인데, 온도도 살짝 낮추고 시간도 좀 줄여볼 요량이다.



이것은 라구소스와 혼합된 버젼. 

토마토 소스와 커리 소스는 둘 다 내가 사랑하는데 둘이 섞어도 궁합까지 좋다. 신이시여. 

이럴 때 보면 섭리란 게 있는 것 같기도 ㅋㅋㅋ



신이나서 온갖 종류 국수에 다 비벼먹고 볶아먹었다. 

앗 그런데 유독 쌀국수가 빠졌네.

매거진의 이전글 양미리 사골김치국물찌개와 오븐구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