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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식 부야베스

럭셔리한 주문진탕 주장


주문진탕 끓인 지도 오래 되었다. 이번엔 라구 소스가 남아서 한 번 끓여본다.

제철의 채소류(호박, 가지, 양파, 대파 등)에 한우 민찌를 넣고 정통파로 끟인 라구 소스다. 여기에 약간의 째복 등을 넣고 다시 끓여서 오븐에 구워낸 대구에 얹었다. 근데... 너 대구 맞지? 기억엔 그런데 꼬리지느러미를 봐선 누군가 싶고 그렇다.


엿튼,  이것으로 주문진식 부야베스 완성. 부야베스는 원래 남프랑스 마르세이유에서 알려진 서민음식으로 잡어와 토마토 및 갖은 채소를 넣어 끓인 해물탕. 어부들이 오며가며 큰 솥에 상품성 떨어지는 잡고기를 툭툭 던져넣고 건져먹던 것에서 시작했다고 하는데, 주로 잡어로 끓인 주문진탕은 여기에서 모티브를 받았던 것.


그 서민음식이 요즘은 마르세이유에 가면 필히 먹어야 할 관광객 음식으로 변신하면서 고급화가 되었다고 한다. 핵심은 커다란 생선을 은쟁반에 올리고 웨이터들이 그 생선을 해체해서 서브하는 세레모니라고 한다. 부야베스 자체에 들어가는 생선도 고급을 쓰기도 하겠지만. 


그런 이야기를 듣던 차인데 사실 부야베스든 주문진탕이든 남은 고기 라구 소스를 재활용하는 것이니 너무 명색이 없는 느낌이기도 해서, 은쟁반은 없으나마 쟁반이 넘치게 큰 대구 한 마리 구워서 모셨다. 본의 아니게 서프엔터프가 되기도 했네. 밥 반찬으로 먹어도 맛있고 빵이나 파스타와 같이 먹어도 좋았을 음식. 내 맘대로 주문진식 부야베스라고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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