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쟝르 떡구이
냉장고의 떡볶이떡. 어떻게 먹을까. 떡볶이는 좀 물린 느낌이라서 떡을 팬에다가 구웠다.
이렇게 하면 겉은 바삭하고 안은 쫄깃한 식감이 나온다. 이 식감을 살리기 위해선 뭐가 되었던 소스에 푹 담그는 것은 금물. '찍먹'으로 가야 한다. 탕수육도 부먹 하는 사람은 이가 부실한 경우겠지(아니면 이해 안 감).
샐러드 하려고 만들어둔 채소. 이건 밑에다 깔고. 일부는 소스, 정확히는 얹을 것 만들 때 넣는다. 원래 샐러드 채소와 볶음채소는 좀 결이 다르지만 요즘은 범용으로 만들어두고 쓰는 경향이다. 배추, 파프리카, 쪽파, 당근 같은 것들.
얹을 것에는 조청과 고추장을 기본으로 채소와 오징어, 무말랭이를 볶아 올릴 것인데, 어랏 이후로 대폭 사진이 없네. 요리에 몰두하다보니 그래던 듯.
떡볶이가 아니라 이렇게 소스를 따로 만들어 얹는 것은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떡의 식감이 살기도 하고, 소스쪽도 떡의 전분이 풀려나와 질척해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떡볶이 범주에서 부담스러운 여러가지 재료를 쓸 수 있는 것도 효과고, 물을 안 넣는 소스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있다.
플레이팅을 할 때도 유리한 점이 있는 것은 물론이다. 전반적으로 '떡볶이'라는 강렬한 인상과 제법 탄탄히 정립된 쟝르의 문법을 피하기에 좋은 빈틈이 많은 음식이 떡구이다.
그래서 떡볶이도 좋지만 가끔은 떡구이. 이걸 보니까 코다리강정을 어떻게 라이브로 만들었는지 알겠네. 코다리강정 소스와 비슷한 것을 이미 만들어본 경험이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