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칼국수는 좋은 장에서 나온다
지금은 지나간 얘기지만 장칼국수집을 차릴까 하는 얘기가 잠시 오갔던 게 있어서 장을 열심히 사모았다. 장칼국수는 좋은 장에서 나오는 것이 평범한 이야기겠지.
여기는 속초-고성 경계. 되도록 로컬에서 장이며 식재료를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 강릉 중심으로 인근부터 훑었다. 속초, 양양, 영월, 평창 등을 가보았다.
살림집을 경함 이곳은 도리원 토속된장. 여기 된장은 오래 숙성되었고 간장을 안 뺀 막장이며 겹장(덧술 하듯이 콩을 여벌로 삶아 메주 쑤어 넣은 것)이라고 알려주셨다. 맛은 괜찮은데 규모가 작아서 업소 사이즈로는 어떨까 싶었다.
양양의 오색전통장은 규모가 훨씬 크고 기업화가 잘 된 곳이다. 수상경력도 다양하고 업력도 오래 되었다.
장맛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특히나 고추장. 그런데 가격이 또 만만치 않다.
장의 가격에 대해 불평하는 것 같지만 사실 시판장을 사용하면서 엄청난 마진을 남기는 일부 줄서는 집들(그런 집들에 줄 서지 말라고 제발)과 비교해서 다른 재료비는 다 비슷하고 장만 4~7배 비싸지는 거다 (아니, 국수도 킬로당 500원 정도 비싼 것을 쓰긴 하지만 그 정도야 뭐...). 강릉의 장칼국수는 대략 8천원이 표준이고 일부 유명한 집들은 9천원을 받기도 하는데, 이런 정도 비싼 장을 써도 9천원이면 마진율이 험악할 정도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한 그릇에 1만원쯤 받거나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면 제법 괜찮은 장사가 되는데 그러자면 시설투자 and/or 마케팅비가 제법 들어가야하니 고민하던 중 프로젝트는 엎어져 버렸다.
그래도 괜찮은 장칼국수를 만들 연습을 제법 해두었으니 언제 써먹을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