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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곰소산 6년)

소금을 아무거나 쓰면 요리의 토대가 안 선다


기본중의 기본 얘기다. 음식은 간, 간은 소금. 


소금은 NaCl. 염화나트륨이 주성분이고 그 다음으로 수분이 10% 내외는 들어가 있다. 그리곤 여러가지 미네랄이 소량 들어있다. 그러니까, 나트륨이며 미네랄이며 금속 성분이 풍부한 물질이다. 그래서 한 때는 광물로 분류해서 관리하기도 했고, 우리나라야 천일염 문화지만 광산에서 캐내는 암염을 주로 먹는 나라도 있으니 광물이라고 해도 뭐라고 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이 금속성분. 소위 미네랄이라는 것이 과하면 쓴맛이 나고 몸에도 좋을 것 없다는 것. 간수를 빼는 것은 바로 미네랄 성분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예로부터 간수 소금을 선호한 것은 우선 맛이 빠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맛은 소금에 잔류해있던 수분이 밑으로 흘러내리면서 금속성분을 용출하는 것이고. 금속이온 풍부한 간수는 두부 만들 응고제로 쓰인다. 금속이온이 놓아주는 전자가 단백질의 구조를 응고되기 쉽게 바꿔주기 때문.

  

각설하고, 이 소금은 2018년산을 2021년에 부안 곰소 염전에서 포대로 사온 것이다. 그때부터 조금씩 쓰면서 묵히고 있는데 아직도 10Kg 한 포대 반도 안 썼다. 그러니까 소금이 비싸다고 호들갑 떨지 말자. 돈 십만원 투자하면 평생 먹을 소금을 고오급으로 살 수 있으니. 작년에 후쿠시마 방류한다고 소금값이 올랐었던데 이제 다시 보니 예년하고 별 차이가 없고, 소금값은 2018년 당시나 지금이나 크게 오른 것 같지 않다.


얼터렉티브살롱에서는 이 부안산 굵은 소금을 주로 쓴다. 용도에 따라 게랑드와 말돈 소금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가성비로는 국산 천일염 오래 묵은 것이 최고다. 


게랑드소금은 물기가 많아 질척거리고 그래서 염도가 낮은 편이다. 말돈 소금은 크리스탈라이즈가 잘 되었고 쓴 맛이 적긴 한데, 알개이 크고 잘 부스러지는 것 말곤 국산 천일염에 대해 딱히 장점 못 느끼겠다. 


이런저런 이유로 주방에 있는 '일반' 소금은 청소용으로나 쓰지 뭔가를 절일 때라도 음식용으론 쓰지 않는다. 잘 안 쓰니까 오래 되서 이것도 연식은 오래되었는데, 간수 빠지게 놔두질 않았으니 그냥 그 상태일 것이다. 이런 소금도 구워서 쓰면 맛이 확 달라지긴 하는데, 집에서 하는 것 절대 권하지 않는다. 해보시면 왠지 아실 것이다.

  


식해도, 젓갈도, 김치도, 무슨 요리도 다 소금을 잘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쓴 맛이 남는다. 미네랄 쓴 맛은 가열해도, 초나 장으로 절여도, 양념해도 없어지지 않으니 소금을 잘 쓰는 것은 요리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기본을 안 지키면 토대가 서지 않는다. 맛있는 음식을 하고 싶으면 소금부터 바꾸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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