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두고 우려먹을 간장을 위해서
장아찌는 세상 고맙고 편한 음식이다.
뭔가 채소나 허브류가 남을 것 같으면 바로 장아찌 담궈버리면 그만. 단, 장아찌 간장은 준비되어있어야 한다.
사실 이것보다 더 좋은 식초를 구할 수 있는데 일단 이거 다 먹고 하자. 호텔급에서 쓰는 스시초니까 좋은 것 같지만 최고급은 아니다.
간장이 두 가지다. 어느 솜시 좋으신 집의 집간장과 탈지대두 같은 것은 한 톨도 안 들어간 어간장. 거기에 고급 일식당에서 쓰는 스시초. 팔각과 후추. 설탕이 아닌 파인애플청.
좋은 요리는 좋은 재료에서 시작한다. 요리사의 솜씨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은 없다. 무지한 식객을 속일 수는 있겠지만 아는 사람끼리는 재료에서 이미 승부가 갈리는 게 요리다.
더구나 두고두고 이것저것 담궈먹을 장아찌 간장이면 더욱이. 마트에서 파는 산분해 간장 같은 것에다가 이것저것 첨가하고 끓이면 표시가 안 날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 요리를 좀 해보시라고.
마늘쫑은 이 장아찌 간장에다가 향을 입히는 역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물론 마늘쫑도 잘먹었지만, 이렇게 한 가지 두 가지 추가해서 담그다보면 장아찌 간장의 향이 깊어지는데 사실 그게 진자 매력적인 요리.
이런 것도 넣고, 양파도 마늘도 좀 남으면 넣고 한다.
요즘은 날이 더워 요리하기가 싫은 것도 있고, 점점 밥반찬도 장류나 절임류의 비중이 높고 단순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