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한주기행] 대구 함장마을 양조장

근래는 도시에 양조장을 창업하는 일이 더 흔한 것 같다.

땅값이나 월세는 더 비싸겠지만 쇼규모로 할 경우 큰 부담은 아니고, 시장에 가깝다는 장점이 더 큰 것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도시에서 나고자란 젊은 세대의 창업이 많아서 그런 점도 있겠다.

여기 함장마을의 양조장은 젊은세대 창업은 아니고 마을협동조합 차원의 움직임이다. 땅값도 대구에서 제일 비싸다는 수성구에 있다.

  

등록된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보았으나 닿지 않았다. 어쨌든 대구까지 내친 걸음이고 먼 곳에 있지도 않으니 불쑥 찾아가본다.

막상 찾아가니 어르신 한 분이 계셔서 반갑게 맞아주시는데 본인이 이 양조장의 직접 관계자는 아니라고 하신다. 그냥 같은 동네 살면서 왕래가 잦은 편이시라고.

마을기업, 마을협동조합인 것은 알고 갔다. 이웃사람들과 너나없이 운영되는 동네양조장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 느낌이 좋았다.

우선 탁주 한 잔 시음. 

살짝 산미가 있는 석탄주 느낌이다. 새콤달콤하고 어느 정도 보디감도 있다.

탁주와 약주가 있고 품목제조허가는 받아두었는데 아직까지 본격 출시 전이고 마을 축제 등에만 시험적으로 나가봤다고 한다. 

어딘가 전화를 한 번 하시더니 선뜻 양조장 안까지 보여주신다. 뭐 가릴 것, 꿀릴 것 없다는 이야기겠지.

덕분에 청주도 시음을 해보았다.

탁주와 같은 계열의 새콤달콤한 술이다. 

함장마을의 이름은 주역의 동인함장(同人咸章)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여러사람이 모여 다 같이 빛난다는 뜻으로, 이런 이름은 마을의 역사를 짐작케 하는 클래식한 느낌. 술도 그런 마을 이미지에 어울리게 큰 쌀, 물, 누룩만 가지고 큰 기교 안 부리고 빚는 술이다. 

출시 전이니 테이스팅노트는 기다렸다 쓰도록 한다. 대구가 도시 규모 치고는 프리미엄 한주 시장이 매우 미약한 편인데 도심의 양조장들이 어떤 효과를 일으킬지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