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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한주 테이스팅노트 13. 홍천 미담 연엽주

변덕스런 그 맛에 자꾸 찾게 되는 술

처음엔 양평에 있었다. 그러다가 홍천으로 옮겨온 지가 이태쯤.

술은 탁주와 청주 각 네 종류를 출시하지만, 사실 가보면 이런저런 술이 많다. 조미담 선생의 탐구심과 연구열은 참 별 것으로 다 술을 담근다 싶게 다양한 술을 빚는다. 시판이 안 되니까, 찾아가서 잘 보여야 얻어마실 수 있는 술이다. 사실 총 여덟 가지 술이 처음부터 다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이렇게 연구삼아 담근 술의 결과가 나오면 하나둘씩 시판을 하는 것이다.

술 빚는 것뿐 아니라 누룩도 직접 띄우고, 술 거르고 병입하고 하는 모든 과정이 오롯이 한 사람의 수작업이다.

바퀴 달린 것이라곤 독을 옮기는 트레이고 동력으로 움직이는 기계란 가스레인지와 숙성저온창고 정도. 크래프트 크래프트 하지만, 이렇게 전부 수작업인 곳도 드물다.


필연적으로 술에 어느 정도 편차가 있지만 이제 홍천에 와서 자리를 잡으니 그 편차는 상품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관리가 되는 듯하다. 철 따라 한 번씩 찾아가 술을 사고, 또 말 잘해서 연구용 시제품도 얻어마셔 보고, 그리고 이 좋은 술로 만드는 식초도 한 병 안고 올 만하다. 이렇게 손과 계절 많이 타는 술들은 이제부터 겨울이 한 철이다.


<미담 연엽주 테이스팅 노트>

<제원>

재료:쌀(국내산), 누룩, 정제수

도수:16%

용량:500ml

용기:무색투명 유리병, 금속 캡

기타:연엽

살균 여부:생청주, 2개월


<맛>

산미:중상

감미:중하

고미:중하

점도:중하

감칠맛:중


<코멘트>

연엽의 향이란 싸한 박하향 같은 느낌도 있고 구수한 향도 나고 살짝 떫은맛이 나기도 한다. 연엽주가 어려운 이유는 이렇게 여러 가지 향이 있는데, 술에 따라서 어느 한쪽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기계와 시설의 힘을 덜 빌릴수록 상품의 편차가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경향인데, 이 편차가 관리만 잘 되면 매 번 새로운 술을 마시는 것과 같은 재미가 있다. 미담 연엽주가 이런 재미로는 최고. 매번 배치(batch)마다, 혹은 숙성시키는 독마다 맛이 조금씩 다 다르다.

산미가 너무 올라오고 거기에 쌉쌀한 향이 강조되면 난도가 높은 마니악한 술이 되고, 반면 감미가 강조되고 고소한 향이 매치되면 일반 쌀청주에 가까운 상태가 된다. 미담 연엽주의 표준적인 상태는 오프 드라이한 느낌의 미묘한 단맛과 여러 향이 복합적으로 어울리는 상태. 술맛을 표현할 말을 찾으려 생각에 잠기게 될 때다.


8.0~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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