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 어민시장에 바닷장어가 올라왔다. 그러니 안 살 수 있나. 내장은 손질된 상태로 팔리는 편이라 그저 집어들고 오면 된다. 크기에 따라 4~5수에 2만원에서 큰 것은 5만원까지도 간다.
매콤달콤한 양념구이를 해볼 요량이다. 우선 박 청 담궈놓은 속살을 잘 다진다. 그나저나 올해는 왜 아직 박이 안 나오지? 너무 더워서 그런가? (이 장어는 무려 작년 가을쯤 이야기)
고오급 고추장
이건 무려 방풍청. 아쉽지만 강렬한 방풍향이 확 살지는 않는 상태다.
생강청도 다져주고.
어우 이 들기름 진짜 좋은 거.
비장의 살구청. 약간 새큰한 맛도 있어야 너무 느끼하지 않지. 바닷장어가 양식에 비해서 기름이 느끼하진 않지만 그래도 양념의 역할은 느끼함을 잡아주는 것이 크다.
후추는 언제나 옳다. 장어가 무슨 비린내라는 것이 있을 정도도 아니게 싱싱하지만 후추는 그냥 좋아서 넣는다.
토종쌀로 담궈둔 술까지 조금 넣으면 퍼펙트한 조합.
이걸 그냥 양념에 푹 재워서 며칠 있다 먹어도 좋겠는데 성급한 나는 일단 오늘중에 먹고싶다. 그래서 먼저 살짝 쪄낸다. 굳이 한 번 찌는 이유는, 장어 속까지 익히려면 양념이 타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오븐구이를 할 작정이라서.
양념을 앞뒤로 잘 발라서 오븐에 구워준다. 한 번 쪄서 구우면 야들한 식감이 잘 사는 장점도 있다.
어흐 잘 먹었다. 어시장 갔다가 자어 보이면 또 집어올까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