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비싼 한청르 사쓰는구나
목포에서 득템한 우뭇가사리. 이걸로 젤리 한 번 만들어보자.
사실 요즘 누가 우뭇가사리 직접 삶아서 쓰나, 그냥 한천 사서 쓰지. 해보니 이유를 알겠단 말씀.
일단 저 거뭇하고 조개껍데기나 기타 불순물 달라붙은 것을 전부 손질해줘야 함.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다. 이 우뭇가사리란 녀석, 상당히 튼튼한 섬유질이거든.
성격대로 대충대충 손질해서 끓인다. 물 1리터에 우뭇가사리 300그람이면 충분하고도 남는 양. 이 우뭇가사리도 삶아도삶아도 계속 젤화가 된다.
끓이다보면 수저에 올렸을 때 45도 정도로는 도저히 안 흘러내리는 걸쭉한 농도가 된다. 이 때 정도 불을 끄고
천에다가 거른다. 이 우뭇가사리는 아직도 재활용이 가능한 상태. 냉동보관하다가 한 번쯤 더 써도 충분하다.
잘 걸러져 맑은 물은 식히면 금방 굳으니까.
재빨리 과일청 투입. 사진은 파인애플청, 그리고 살구청 썼던가?
처음 요런 색이다가 다 식으면
색이 좀 회색을 띈다.
여기서 우뭇가사리 대신 한천을 쓰는 이유 두 번째. 우뭇가사리는 바다에서 바로 왓 건조한 것이라서 손질하고 헹구고 해도 초벌에는 갯비린내가 남는 것을 어쩔 수 없다. 한천이란 바로 이 끓이고 굳혔다가 탈수하고 다시 끓이고 하는 과정을 반복한 결과물이다. 그러니 비쌀 수 밖에. 겨울에 추운 밀양산을 최고로 친다.
결과적으로 비위 좋은 나는 맛있다고 먹었지만 손님상에 나가기엔 갯냄새가 있어서 실격. 그렇다고 이걸 구증구포 하듯이 손질할 정성도 없으니 이 메뉴는 영원히 손님상에 안 오를 것이다. 한천을 쓴다면 생각해 보겠지만, 그 땐 원가가 좀 고민일 듯.
젤레이션 에이전트(Gellation Agent)에 대해서 공부하다가 시도해본 요리다. 젤화는 식품에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데 우뭇가사리나 한천, 혹은 카라기난, 각종 검류는 식물성 계열, 젤라틴은 동물성 계열. 유화제, 증점제 등으로 쓰이는데 성분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이것도 많이 먹으면 장내미생물과 점막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대량생산하는 젤리, 빙과, 소스 등에는 빠지지 않고 들어가니 참고하시길. 먹어서 당장 죽진 않아도 과하면 좋지 않은 여러 성분들 중 하나다. 특히나 천연성분이 아닐 경우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