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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밥맛]비건 간짜장

글루타민산나트륨이 풍부해서 고기 없어도 감칠맛 나는 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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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냉장고를 부탁해.

애매한 분량으로 남은 채소들을 한 번에 털어버릴 비책으로 평소엔 채소카레를 자주 하는 편인데 이날은 짜장으로 해보기로.

카레는 버터분이 들어가서 비건이라고 할 수 없지만 춘장은 비건을 주장할 수 있다. 게다가 글루타민산나트륨(MSG)가 풍부해서 고기 없어도 감칠맛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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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쌀. 말려서 곡식 형태가 된 것은 다 '쌀'이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네 옛날 어법이다.

이 옥수수쌀은 물에 30분 이상은 불려야 다른 재료들과 보조가 맞는다. 그냥 넣으면 30분 정도 불에 올려도 단단해서 식감이 확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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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장을 따로 볶아서 간짜장식으로.


채소만 넣고 간짜장을 하더라도 나중에 고기추가, 전분물 추가 등등으로 얼마든 변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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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는 김에 건호박나물도 추가.

짜장에도 설탕 넣는 요리법이 있는 모양이던데 양파만 충분해도, 거기에다 호박 좀 추가하면 그런 짓 안 해도 충분히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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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이 다 볶아지면 잘라둔 채소 투하하고 열심히 웍질. 이럴 땐 가스화구가 그립지만 없는 걸 어쩌겠나. 쿡탑을 사용해서 열심히 뒤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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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불에 한참 볶고 나선 약불에 뚜껑 덮고 조 익힌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채소에서 나온 물기가 자연스럽게 소스로 되돌아가서 적당한 텍스쳐와 단맛(!)을 답아주기 때문이다.


간짜장은 짠 춘장맛이 잘 남아있지만 전분물이나 물 조금 부으면 신기하게도 달아지는 것이 짜장. 따로 물 부을 필요 없이 이렇게 약불에 뚜껑만 닫아둬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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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를 좀 더 넣었으면 옛날짜장이라고 해도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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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옵션이 섭섭하면 앞에도 얘기했듯 고기 등을 더 넣어도 그만이고, 아니면 달걀 하나 올리면 안비건.


젊어서 회사 다닐 땐 일주일에 한 번은 짜장면을 먹었다. 당시는 배달 옵션도 단순했고 값싸고 호오 없는 짜장면이 그저 편했더랬지. 이제는 MSG가 듬뿍 들어간 이런 음식은 좋아하진 않지만 짜장면은 이미 소울푸드의 경지에 오른 것을 어쩌랴.


메이커도 몇 안 되고 거기에서 거기인 것 같은 이 춘장소스도 요리법에 따라서 제법 변화가 다채롭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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