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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terego Jan 23. 2019

사랑도 배워야 할 감정입니다

학업과 연애의 균형 잡기

  학창시절 학업과 연애는 갈등의 공범이다. 냉탕과 열탕처럼 양립하면서도 대립한다. 학업은 본업이지만 연애는 본능이기에 그 어느 하나로부터 자유롭기란 쉽지 않다. ‘성적’ 욕구는 ‘성’적 욕구와 이미 같이 있다. 이 둘은 활성과 억제의 길항작용을 반복하며 우리의 학창시절과 함께 한다.


  학생이 공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성에 관심을 갖고 춘정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럽다. 사춘기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호르몬이 만들어내는 감정만큼 순수하고 솔직한 것은 없다. 때문에 이 시기 북상하는 애욕전선은 막을 길이 없다. 인생을 통틀어 중∙고등학생 시절 외모가 가장 오징어임에도 감히 사랑을 고백할 용기가 솟아나는 이유다.


  그럼에도 ‘학생이 공부한다’ 만큼 ‘학생이 연애한다’ 가 자연스럽게 들리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분명히 ‘학생이 (연애 안하고) 공부한다’ 는 자연스럽게 들린다. 하지만 ‘학생이 (공부 안하고) 연애한다’ 는 부자연스럽다. 후자는 왠지 모를 우려를 낳는다. 보수적인 사회와 잘못된 선례들이 남긴 편견이다.


  마음과 마음이 닿는 건 반칙이 아니다. 다만, 우리는 이성과 감성의 끈을 쥐고 학업과 연애를 적절히 조율할 수 있어야겠다. 어느 한 쪽에 끌려가지 않는 균형감각과 자기관리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교과서나 선생님이 가르쳐주지 않는다. 글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실제 연애를 통해 경험하며 알아가는 것이다.



  언론에서 20~30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입니까?’ 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전체 응답자의 가장 많은 35.8% 가 연애를 꼽았다. 또한 ‘학창시절 가장 후회되는 일?’ 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가장 많은 39.7% 가 ‘연애를 더 많이 해볼걸’ 을 꼽았다. 이와 같이 연애는 20~30대가 가장 고민하면서 후회하는 일이다. 커서 후회하지 말고 학창시절 바르게 연애를 해두자는 거다.


  혹자 왈 연애는 대학가서 여유있게 하면 된다는데 어림 없는 소리. 대학가서 마음 편히 연애할 생각은 애당초 하지 않음이 좋다. 본격적인 공부와 불꽃튀는 커리어 레이스가 시작되니까. 눈코 뜰 새가 없을 거다. 시간이 갈수록 학업이나 업무에 대한 무게와 부담은 더해지지 덜해지지 않는다.


  학창시절 어느 한 시기 연애의 감정이 생겼다면 참거나 숨기지 말자. 감정에 솔직해도 괜찮다. 연애와의 갈등을 미루고 방치하면 여드름처럼 곪아 나중에 추하게 터진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하루빨리 시작해야 할거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연애를 어떻게 하느냐다. 머리와 이성으로 수행하는 학업과, 심장과 감정이 끌어가는 연애 사이에 어떻게 균형을 맞춰나갈 것이냐다. 마음이 시키는 춘정을 따라 무조건 연애에 올인 한다면 분명히 낭패를 볼 것이다. 하지만 이성의 구속으로 소중한 감정을 잃을 순 없다. 현실과 타협한 접점의 조언이 필요하다.


학업과 연애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경험이 알려준 한 가지 방법은 연애의 온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학업과 연애’ 가 ‘학업과 열애’ 가 되지 않도록 균형 잡는 노력이다. 냉탕과 열탕이 아닌 냉탕과 온탕 정도로. 둘 사이를 빈번히 왔다 갔다 하려면 감정의 온도차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학업과 연애의 모드 전환에 몸과 마음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해에 바탕을 둔 적당한 거리가 유효하다. 어쩌면 이 시기 연애는 열렬한 열정보다 아련한 연정이 더 어울리는지도 모른다. 적당한 그리움도 나쁘지 않다. 함께 있을 때보다 더 소중하니까. 열정에서 한 눈금 떨어진 온정에 대한 아쉬움은 서로의 존중과 배려가 채워줄 수 있다.


  오늘날 남녀유별과 남녀칠세부동석은 어불성설이다. 연애에 대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선생님과 학부모는 그런 모습을 한번쯤 믿고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없다면 구속할 이유가 없다. Mom’s touch 없이도 잘 커나갈 수 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나 때는 괜찮고 너 때는 안 된다? 이중잣대다. 책임이 따르는 자율이야말로 학생들이 사회로 분만되기 전에 배워야 할 덕목이며, 그것은 학창시절 연애경험을 통해 효과적으로 배양될 수 있다.


  사랑도 배워야 할 감정이다. 남녀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느끼는 중요한 감정이 따로 있다. 애들은 몰라도 되는 게 아니라 애들 때부터 배워야 한다. 또 하지 말라면 더욱 관심 갖게 되는 것이 사람 심리다. 해보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 진짜다.

  연애를 하면 학업을 놓친다는 꼰대적 편견 없이 EBS 처럼 교육적인 시각으로 봐주면 좋겠다. 학창시절 연애는 힘들고 지칠 때 서로 의지하며 힘을 얻는 순기능도 충분히 있다. 서로에게 부족하지 않은 사람이고자 학업에 동기를 부여하는 자극이 되기도 하다.



  학업과 연애 사이에서 용기부전으로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면 “이제, 그만 만나” 가 아닌 “이제 그만, 만나” 라고 말해주겠다. 오늘도 연애를 글로 배우는 우리 친구들이 “사랑, 해보고 싶어” 가 아닌 “사랑해, 보고 싶어” 를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여러분의 마지막 데이트가 윈도우 업데이트가 아니고, 마지막 키스는 밀키스가 아니기를 바란다.


  많은 이들이 바라는 후회 없는 삶이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저 하고 싶은 말 하고, 하고 싶은 일 하며 사는 삶이다. 우리는 했던 일보다 하지 못한 일에 더 많이 후회한다. 할까 말까 할 때는 한다. 쪽팔림은 한순간이고 후회는 한평생이다. 순간의 용기로 인생에서 후회가 하나 사라진다면 괜찮은 딜이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그 정도면 미친척하고 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


  고백 한 번이면 확률은 0% 에서 50% (Yes or No) 다. 만에 하나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100세 인생에 (36,500일) 세 번은 일어난다. 여자친구는 상상의 동물이 아니다. 나홀로 애태우고 상처받는 외톨이가 될 것인가. 좋아한다 말 한번 못한 찌질이로 남을 것인가. 평생 기회는 다시 없다. Now here 가 아니면 No where 다. 시간은 Rewind 되지 않는 wind 다.


  돌아갈 수 없기에 아름다운 그 시절, 여러분의 용기있는 연애를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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