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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싸이클링 아트 ‘에코봇’

선행이 주는 기쁨

8월인가에 아이들과 함께 만들었던 업싸이클링 조형물을 손보러, 열 시 반쯤 주민자치센터에 갔습니다. 오는 18일부터 전시를 한다고 하길래, 전시 전에 조금 손을 봐주려고 간 것입니다.


두 달 만에 관계자를 만나고, 물감을 받고, 가져간 아크릴 그로시를 꺼내고, 처음엔 가볍게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두 시간을 꼬박 작업했더군요.

다 마치고 나니, 그래도 어디에 내놓을 수준의 완성도가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 그리다 보니, 엉성하고 허술하기 마련이죠.


여기저기에 연지곤지를 찍어주고, 발판 부분의 풀밭을 꼼꼼하게 손봐주고 나니, 그래도 제법 작품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센터 측에서 부탁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아이들의 작품이 잘 전시될 수 있도록 떨어진 곳은 붙여주고, 분위기를 망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손볼 곳은 손봐주러 간 것인데, 다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작업 후 사진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조건 없는 선의를 베푼다는 것은, 누군가로부터 돈을 받고 일하는 것이 주는 기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행복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돈을 받고 일하면, 그들이 부리는 일꾼이 되지만, 선의로 일하면 그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이 되어서 그럴까요?


아무튼, 오늘은 그렇게 기분 좋게 오후를 맞이할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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