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숲체험을 하면 뭐가 좋을까요? 우선은 자연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중요합니다.
우리 인간의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자라나는 것이 기본값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수만 년 간의 인간역사 중 아이들이 오늘날처럼 자연에서 동떨어져서 살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삶은 사실상 동굴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사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인간의 아이들은 언제나 들판에서 흙밭에서 풀을 만지고 벌레를 가지고 놀면서 자랐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몸은 그렇게 자라야만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시스템화되어 있답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소화에 필요한 여러 미생물 중에는 흙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미생물들은 흙 속이나 장기 속 같은 ‘산소에 노출되지 않는 환경’에서만 살 수 있기 때문에 흙을 가지고 놀다가 손을 빠는 행위를 통해서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죠.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미생물과 기생충이 우리 몸에 들어와서 살아가야 우리 몸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보통 성인이 필요로 하는 미생물과 기생충의 무게가 2~3kg이라고 하니까, 상당한 양이죠.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 우리 아이들은 자연에서 흙을 가지고 놀아야 합니다. 이는 성장과정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정상적인 뇌 발달을 위해서, 아이들은 다양한 지형에서 뛰어다니고 기어오르고 미끄러지는 놀이를 해야 합니다. 뇌는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서 건강하게 발달할 수 있는 장기이기 때문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뇌는 생각하는 장기이면서 운동을 관장하는 장기이기도 합니다. 지구상의 생물 중 오직 움직이는 생물들만 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죠.
네 맞습니다.
숲에서 놀다 보면, 삶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먹고사는 일, 계절에 따라 적응하며 사는 일, 식물과 동물이 한데 어울려서 살면서 커다란 덩어리를 이루고 사는 일 등을 지속적으로 보다 보면, 삶이라는 다소 복잡해 보이는 덩어리가 조금 더 단순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지혜’를 배운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숲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써의 ‘친구’처럼 느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꾸 보고 싶고, 힘들면 찾아가게 되고 그런 것 같네요. 확실한 것은, 숲에서 자주 놀아본 아이들은 숲에서 확실하게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숲이 주는 행복감이 어떤 것이냐고 물으신다면, 조금 애매하긴 합니다. 충만감 같은 것이기도 하고, 스스로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기도 하죠. 이런 감정들은 숲을 자주 오랜 기간 동안 찾아가며 놀았던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숲은 분명히 강렬한 행복감을 선사합니다. 계절에 상관없는 아름다움을 통해서 숲을 찾는 자신도 아름다운 존재로 느껴지게 하는 점이 있습니다.
네, 저는 숲이 종교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나 부처님, 그 외 셀 수 없이 많은 성인이나 천재들이 숲을 거닐거나 그 안에 앉아서 명상하면서 숲의 지혜를 얻으려고 했던 이유가 숲의 그런 종교적인 분위기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숲이 종교적인 이유는, 그 안에 삶의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아름답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