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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영 Oct 16. 2021

북송 재일한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일본 법원 피고 북한 정부를 상대로 한 첫 번째 소송을 개시 


'북송 재일한인 손해배상 소송,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 될 것...' 


올해 초 지인을 통해서 한 권의 책, <日本から「北」に帰った人の物語>을 전달받았다. 책을 쓴 저자 가와사키 에이코 씨는 실제로 17살 때 북송선 '망경봉호'를 타고 북으로 갔다 44년 만에 탈북한 주인공이다. 


저자의 생생한 북한 생활 체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 <일본에서 북한으로 간 사람들의 이야기>(다큐스토리 출판사)는 그렇게 우리 손을 통해 한국어 책으로 만들어졌다. 


가와사키 에이코 체험소설 <일본에서 북한으로 간 사람들의 이야기> (다큐스토리 출판사) 한국어 판


책을 만들면서 그녀가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드디어 14일 그녀가 3년 동안 기다리던 소송이 법원에서 열렸다. 


'재판의 피고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었고, 피고의 대표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었다.'


이미 북한에 억류되었다 사망한 오토 웜비어 사건의 경우에도 북한을 피고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미국에서 열렸다. 그 결과 2018년 미 법원은 북한 측이 오토 웜비어 가족에서 5억114만 달러(약 6083억원)를 배상하라고 결론을 내렸다. 





웜비어 부모들은 이 판결을 토대로 북한이 전 세계에 은닉해 놓은 자산 추적에 나섰다. 북한의 석탄 운반선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미 정부에 압류되자 소유권을 주장해 선박 매각대금 일부를 받았다. 북한이 운영하던 독일 베를린 호스텔에 대해서도 소송을 내서 1월에 영업 중단 판결을 받아냈다. 최근엔 미국 내 여러 은행의 계좌에 묶여 있던 북한 관련 자금 2379만 달러(약 290억원)도 찾아냈다. 


미 법원의 판결이 단지 정치적인 쇼에 불과하지 않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행동들이었다. 실제로 이런 행동은 국제사회에 반인권국가로서 북한의 실체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역할들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을 계기로 북한 내 존재하는 우리측 자산의 보호와 피해에 대한 보상 청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모두 합하면 1조 원을 웃도는 규모다. 


북송 재일한인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나 웜비어 부모들의 소송도 그렇고 모두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개인적으로 소송의 주체이기도 한 가와사키 에이코 씨가 쓴 <일본에서 북한으로 간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책의 한국어 윤문 작업을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언젠가 북송선을 타고 북으로 향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참 감회가 새롭다. 


그녀의 소설 윤문 작업을 하면서 속으로 '참 비참하고 너무 어의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는 말을 수없이 했다. 이제야 비로소 왜 그녀가 일본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소송은 북한은 물론이고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싸움이 될 것이다. 아마 북한의 체제를 뒤흔들 수 있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가와사키 에이코 씨를 비롯한 북송 재일한인들의 비참하고 눈물겨운 북한 체험을 제대로 알고 싶은 분들은 소설 <일본에서 북한으로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구매해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북송 #재일한인 #손해배상 #청구소송 #북한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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