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여 개국에서 온 360편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담은 영화들
Q. 리버티국제영화제, 무엇이 다른 영화제들과 다른가요?
‘시민들이 1만 원, 2만 원 성금을 모아 만든 영화제, 시민 참여 영화제’
‘지자체 예산을 단 한 푼도 받지 않은 영화제’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영화제들이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부산에서 큰 대중적 관심 속에 선을 보인 영화제가 등장한 이후로 다양한 성격의 영화제들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그런 영화제들은 지자체의 예산과 더불어 발전해왔습니다. 이와 달리 시민들이 자발적인 성금으로 만들어진 국제영화제는 거의 처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자체의 이익과 영화 문화 산업의 발전에 대한 요구가 맞아 떨어져서 발전하기 시작한 대한민국 국제영화제들의 현실은 태생적으로 지자체의 이익에 충실해야 한다는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때문에 지자체의 요구와 간섭들도 많아졌고, 영화제가 순수함과 독특한 개성, 정체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일례로 국내 유일무이한 문학영화제를 꿈꿨던 한 영화제는 결국 지자체의 요구 속에 '문학'이 사라지고 차별성 없는 국제영화제로 모습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지자체 예산의 확보가 영화제 성패의 관건을 쥐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애초의 참신한 아이디어나 개성은 사라지고 단지 유명 연예인들의 잔치 정도로 바뀌고 있는 게 현실인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대부분의 국제영화제를 표방하는 국내 영화제들의 현실입니다.
결국 예산으로부터의 독립은 영화의 정신, 그 순수했던 스피릿(Spirit)의 회복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시민들의 성금을 모아서 국제영화제를 개최해보자는 리버티국제영화제의 출발은 예산의 독립을 통해 우리 영화제의 개성과 정체성을 확보해 보자는 것이 애초의 목적이자 의도였습니다. 돈으로부터 독립은 곧 영화제의 독립, 즉 영화제 고유의 개성과 정체성을 살리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 믿습니다.
‘자유’를 추구하는 리버티국제영화제가 예산의 구속 속에 자유롭지 못하다면 그건 큰 모순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Q. 리버티국제영화제에는 어떤 작품들이 출품되었고, 최종 수상자로 선정된 작품은 무엇인가요?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360여 편의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첫해 시작하는 국제영화제치고는 대단한 성과라고 자부합니다. 게다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예산도 없고, 지명도 있는 영화감독이나 작가들이 존재하지도 않는 상황 속에서 이룬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수십 억 예산을 확보하고 운영되는 국내 영화제들의 출품작도 대부분 한 해 300편 정도 된다고 합니다. 나랏돈 한 푼도 쓰지 않은 리버티국제영화제는 단순한 비교지만, 효율적인 면에서도 매우 모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Q. 유명인도 없고, 돈도 없는 영화제에 이렇게 많은 작품이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리버티국제영화제의 성공은 대한민국 위상이 높아지고, 케이팝, 영화, 드라마 등 K-콘텐츠들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과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제 주최국이자 개막식이 열리는 로케이션 ‘Seoul’, ‘Korea’라는 단어만으로도 전 세계인들이 신뢰를 할 수 있고,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일찌기 김구 선생께서 일제 시대 나라를 빼앗긴 망국의 설움을 달래며 언젠가 대한민국이 문화 강국으로 우뚝 설 것을 염원하시며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하셨던 말씀이 영화제를 진행하는 내내 마음에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Liberty’, ‘Human Rights’, 즉 자유와 인권을 전면에 영화제의 타이틀로 내건 국제영화제가 실제로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도 전 세계 영화인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와 ‘인권’은 많은 영화들이 추구하는 가치이지만, 막상 그걸 타이틀로 내걸고 선명하게 주제를 부각시킨 영화제는 많지 않았던 것입니다. 단순하지만 세계인들이 모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리버티(Liberty)’라는 개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저는 1989년 대학교에 TV방송국을 만들어 보겠다는 황당한(?) 꿈을 꾼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은 1년도 지나지 않아 '서강TV'라는 이름으로 대학최초의 TV방송국을 승화했습니다. 그렇게 하나의 불꽃이 번지면서 전국에 대학TV방송국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대학TV 방송국이 올해로 31기 신입생을 뽑았다고 합니다. 그 시간의 무게가 한없이 무겁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그때도 그랬지만, 돈을 먼저 생각하고 돈을 중심에 놓고 시작했다면 아마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리버티국제영화제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유'와 '인권'의 순수한 가치를 회복하고 진정 아름답고 희망찬 미래를 후대에게 물려주겠다는 정성이 모아 작은 기적을 하나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리버티국제영화제 많이 성원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