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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영 Sep 20. 2022

2011년 kbs '이승만 다큐' 인터뷰 거부 사태

영화 '하와이로 간 대통령'을 제작하며

'좌파 역사학자들의 이승만 다큐 인터뷰 거부 사태'


2011년 kbs는 특별기획을 통해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이란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대한민국 건국 초기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였다. 얼마 전 그 프로그램을 제작한 분을 만나 10여 년 전의 상황에 대해서 취재를 했다.


"첫 주제가 이승만이었습니다. 좌우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잡힌 시각으로 공영 방송다운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갑자기 좌파 역사학자들로부터 인터뷰 거부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나름 균형잡힌 시각으로 이승만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준비하고 있던 제작진 입장에서 얼마나 난감한 일이었겠는가. 제목도 중립적인 입장에서 '초대 대통령 이승만'으로 정할 정도로 좌우의 시각을 공평하게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기획단계에서 카메라 없이 찾아갔을 때는 자문에 응해준 분들이 카메라 앞 인터뷰는 거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학자 개개인의 신념과 소신이라기 보다는 조직적으로 거부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이미 당시 kbs 앞에는 '이승만 다큐' 제작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몰려와서 데모를 하고 있던 상황이기도 했다. 연일 신문에서는 논란에 휩싸인 방송에 대한 기사가 보도되었다. 공영 방송이 '이승만'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으로 방송을 하는 것을 문제 삼는 학자들도 있었다. 일종의 이승만에 대해 극단적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좌파들의 광기였다.


"사실에 입각해서 이승만을 되돌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논란을 피하기 위해 '초대 대통령 이승만'으로 정했습니다.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이승만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첫 번째 초대 대통령이란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연출을 맡았던 담당 프로듀서는 답답한 듯한 표정으로 대답을 이어갔다. 사실 이미 2008년 kbs는 '한국사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승만에 대한 2부작 다큐멘터리가 방송된 적이 있었다. 내용은 다분히 이승만에 대한 비판적 입장과 하와이 행적들에 대한 의심어린 시선들로 가득차 있는 방송이었다.


2011년 제작된 다큐멘터리와 2008년 프로그램의 차이는 얼마만큼 '사실'에 충실했는가로 차별화될 수 있는 것이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 2008년보다는 2011년이 객관적 사실에 충실한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어떻게 보면 참 웃기지도 않는 일이다. '초대 대통령'이란 역사적 사실을 그렇게 부정하고 싶은가, 부정한다고 사실이 바뀔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그걸 통해 대한민국 건국의 가치를 그렇게 폄하하고 싶은 것인지, 정말 묻고 싶은 질문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그들과의 인터뷰가 꼭 필요해서 어떤 학자에겐 6~7회 전화도 걸고, 찾아뵙기도 했습니다만 끝내 거절하셨습니다. 신문지상과 다른 프로그램에선 철저히 반 이승만 론을 펼치던 소위 진보학자들이었습니다."


 부분에서 담당 프로듀서는 동안 간직했던 속내 이야기를 밝혔다. 그의 이야기는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마지막 전화에서 어떤 분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진짜 이유가 뭔가'를 묻는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진보쪽에는 이승만을 연구한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 시대를 연구한 사람은 있지만요. 신문이나 잡지에 '주장'할 사람은 있는데 '연구'한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인터뷰를 못하는 겁니다."


'아니 그렇다면 제대로 연구조차 하지 않고 이승만을 비판하고 있었다는 뜻이 아닌가!'.


그의 말은 대한민국 좌파 역사학자들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승만에 관한 책을 읽고 자료를 리서치하는데 벌써 1년이 넘었다. 그 시간 동안 '이승만'에 대한 자료만 봤다. 학자는 비록 아니지만,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은 어느 학자의 연구와 다를 게 없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에 대한 철저한 고증이다.


돌이켜 보면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며 '사실'에 충실한 삶을 살고자 노력했던 나에게 지난 1년의 시간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솔직히 고백하지만 80년대 중반에 대학에 들어간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이승만이란 존재가 처음부터 달갑게 다가올 리 없었다. 하지만 온갖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으로 가득차 있었던 '이승만'이란 존재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역사에 대한 평가는 공정해야 하며, 그것은 편견이나 해석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승만에 대한 편견과 왜곡은 제대로 '사실'조차 공부하지 않은 좌파 역사학자들, 그리고 몇몇 편견에 사로잡힌 언론인들이 만들어놓은 것이란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인간 이승만'을 중심으로 지난 60여 년 우리 역사를 되돌아 보면 그것은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흔적을 지우고, 이승만 죽이기에 동원된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도대체 북한 정권과 좌파 세력들은 왜 그렇게 잔인할 정도로 혹독하게 이승만 죽이기에 앞장 섰던 것일까?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영화로 말을 하게 되겠지만, 적어도 앞으로 영화를 제작 과정 속에서 '사실'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이승만 죽이기'의 실체, 그 이유를 하나하나 밝히고 공유할 계획이다.


* 영화 '하와이로 간 대통령' 제작비 모금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www.truthfund.kr


공식 후원 계좌: 국민은행 878301-01-253931

김덕영(다큐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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