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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영 Nov 24. 2022

대만은 선거를 토요일에 한다

선거에 대한 철학이 다르다

'대만은 선거를 토요일에 한다?'


어제는 외교부 장관이 선거와 관련해서 중공의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기자 회견까지 했습니다. 외교부 장관이 직접 기자들과 만나 대만의 선거에서 중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 국제 여론에 호소하는 모습은 정말 이례적이었습니다.



대만은 지금 선거철입니다. 우리의 지방선거에 해당하는 선거가 11월 26일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선거가 평일이 아니라 토요일에 진행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왜 토요일에 선거를 할까요?


보다 많은 국민들이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 평일이 아니라 토요일에 선거를 치른다는 대만. 선거에 대한 이런 마인드는 우리와 정반대입니다. 가장  특징은 선거를 '국민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라고 보는 인식입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국민은 당연히 자신의  도리를 다한다는 생각입니다.


대만인들의 선거에 대한 생각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선거를 무슨 특권이나 국가가 주는 서비스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여기서부터 우리와 많은 차이가 발생합니다. 선거에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게 한다는 목적은 같지만, 그 방식이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대만 선거에는 우리와 다른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선거함이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둘째, 사전 선거가 없다. 셋째, 우편 투표 제도가 없다. 당연히 전자 개표 시스템도 없습니다. 일일이 사람 손으로 개표를 하고 바를 정(正) 자로 한 표 한 표 기표를 합니다.


도대체 왜 디지털 강국 대만은 이런 투, 개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것일까요? 앞으로 일주일 동안 취재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사실 많은 것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들입니다.


모든 배경에는 중국 공산당이 있습니다. 2021년 AFP 통신은 중국 공산당에 의해서 가해진 대만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하루에 '5백 만' 건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했습니다. 대만의 독립을 막고, 대만 정치권을 중국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다양한 시도가 사이버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결론부터 말해서 대만에서 선거는 '안보'입니다.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대만인들의 몸부림입니다. 우리와 너무 다른 모습들에 조금은 놀랐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해서 대한민국 정치권, 국민들 모두가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7일 동안 대만을 통해서 우리의 현주소를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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