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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영 Oct 29. 2022

대만에서 배워야 할 몇 가지 것들

지금 대만은 반공, 반중으로 단결 중


'대만에서 배워야 할 몇 가지 것들' 


다음달 중순 취재 목적으로 대만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시진핑 독재 체제가 들어선 이후, 중국 공산당의 대만 침략의 위험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과연 대만의 정치인과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들이 대만의 자유와 독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취재를 목적으로 한 여행이지만,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과 근본에서는 다를 게 없다는 점에서 마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내부 사정이야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만은 중국 공산당에 기생해서 이익을 얻거나, 내부에서 적들과 내통하려는 세력들은 상당히 제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친북, 친중,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정권을 경험한 우리에게 대만의 행보는 타산지석처럼 배울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대만에 관한 리서치를 하는 가운데, 얼마 전 한 대만 출신의 기업인에 관한 놀라운 소식이 있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차오싱청, 대만에서 반도체 사업을 최초로 시작했던 기업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대만 반도체 대부가 싱가포르 국적을 버리고 대만 국적으로 회복했다' 


대만 TSMC 공동 창립자이자 반도체 대부로 손꼽히는 차오 싱청 전 회장이 싱가포르 국적을 포기하고 대만 국적으로 회복했다고 합니다. 그는 단지 국적 회복에 그치지 않고 중공에 맞서 대만의 국방력과 반공 전선을 강화를 위해서 30억 달러(약 1260억 원)의 자금을 기부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좌우의 눈치를 보며 이것도 저것도 아닌 행보를 보이는 것에 비하면, 정말 놀라운 실천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는 자신의 자금이 대만 지역 방위를 위한 민간인 사병 30만 명을 양성하고, 정부군과 협력해 3년 내 300만 명의 ‘흑곰 용사’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흑곰은 대만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은 21세기에 들어 '전랑 외교', 즉 '늑대 전사 외교'를 표방했습니다. 이전의 합리적 사고를 기반한 덩샤오핑의 '도광향회'(신의 능력을 숨기고 어둠 속에서 감춘다) 전략과 달리, 집단적인 전투를 강조하는 호전적인 외교 방식입니다. 대만의 '흑곰 용사'는 바로  중공의 '늑대 전사'에 맞서기 위한 강력한 반공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차오 회장은 "용감한 대만인들과 함께 하고 중공 침략에 대항하여 국토를 수호하겠다. 미국처럼 대만이 자유의 땅이 되고 용감한 자의 고향이 되어야 한다"고 기자 회견에서 자신의 국적 회복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이에 중국 공산당도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 관영 언론 환구시보는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침공하면 대만독립 분자를 싸그리 없애버릴 것이라고 했고, 지난 5월 주프랑스 중국대사 중국이 대만을 통일한 후 대만인을 재교육 할 것이라면서 '중공의 재교육은 대만인을 계속 고문하고 괴롭혀 그들 앞에 복종하고 감히 저항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주변국들과의 공생보다 폭압적인 전제 왕정을 세우려는 시진핑 체제에 대해서 이미 전 세계인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대만의 기업인들과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행보는 우리와 사뭇 달라 놀랍기만 합니다. 과연 대만의 차오 회장처럼 반공, 반중의 기치를 명확히 할 수 있는 기업인이 대한민국 안에 몇 명이나 될까요? 


차오 회장은 말합니다. "이미 중국 공산당의 늑대 전사 외교는 자유 세계 곳곳에 혐오감을 불러일으켰다... 대만의 기술과 군, 민의 협력이 강화되고 미국의 지원이 더해진다면 대만은 반드시 침략자를 물리칠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매우 의미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부럽기까지 합니다. 국제관계 역시 사람의 관계와 똑같습니다. 어려울 때 힘을 모아준 친구, 골목길 깡패들에 맞서 당당하게 맞서 싸우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만이 굴종의 삶을 버리고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유와 독립을 향한 대만의 행보는 바로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때 용감한 수문장 호라티우스가 외쳤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언젠가 죽음은 찾아오는 법,

두려움과 맞서 싸우는 것보다 더 훌륭한 죽음이 어디 있으랴.

조상들이 뼈를 묻은 이 땅을 위하여, 그 분들이 모시던 신들의 성전을 위하여."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쓴 <고대 로마의 노래> 중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이런 정신으로 로마는 세계를 제패한 것이 아닐까... 그 절규가 더욱 가슴에 절절하게 다가오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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