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촌을 기록하는 이유

특집! '나의 통의동 다이어리' 113회

by 김덕영

'특집! 영상으로 보는 나의 통의동 다이어리'


며칠 전 mbc 라디오 '이 사람이 사는 세상' 담당 PD한테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서점에서 제 책 한 권을 읽게 되었는데, 그걸 계기로 저를 자신의 방송 프로그램 주인공으로 써보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방송 다큐멘터리 만들었던 PD가 같은 분야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PD로부터 전화를 받는다는 게 사실 흔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한쪽은 TV고 다른 한쪽은 라디오라고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었을 텐데. 담당PD는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덕분에 어제는 라디오를 통해서 짧지만 제가 서촌, 통의동에서 터를 잡고 그곳에서의 삶을 기록에 남기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까 처음 '나의 통의동 다이어리'를 썼던 게 2014년 3월 26일이더군요. 그날은 수요일이었습니다. 날씨가 화창한 봄날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오래된 한옥과 좁은 골목길이 인상적인 통의동과 나의 인연은 시작되었던 것이죠. 어느새 횟수도 113회나 될 정도로 적지 않은 시간도 흘렀죠. 예전에 썼던 '나의 통의동 다이어리' 원고들을 잠깐 훑어보았습니다. 별별 이야기들이 적혀 있더군요.


'이렇게 일을 하다 보니 손이 제일 먼저 망가진다. 쓸고 닦고 들고 옮기고 지지고 볶고... 자연히 부딪치고, 쓸리고, 피나고, 데고, 아프고...ㅋㅋ 이런 일상에서 난 그래도 아직은 즐거움을 잃지 않는 여유가 있다. 어쨌든 내가 바라는 데로 하나의 작은 공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까페 음악을 듣느라,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은 들을 겨를도 없지만, 그래도 재즈와 샹송을 듣고 있노라면, 왠지 파리의 까페 마고에서 사르트르가 된 기분도 든다. 물론 자뻑이지만...' (2014년 3월 27일)


'엄지 손가락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2주 전이다. 그 전에도 가끔씩 손목이 뻐근하고 뭔가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던 것이 드디어 탈을 일으켰다. 사실 원인은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뺑끼칠'에 있는 것 같다. 여기서 뺑기칠은 거짓말이나 야비함을 뜻하는 비속어와는 상관없다. 말 그대로 진짜 페인트칠을 말한다.' (2014년 4월 8일)


그때는 왜 그렇게 손을 많이 다쳤는지... 아무튼 덕분에 석 달 동안이나 손목에 깁스 같은 걸 묶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가게라는 게 손을 그렇게 많이 쓰는 일인 줄 난 그때 처음 알았다. 어쨌든 힘은 좀 들었지만, 그래도 참 재밌고 흥미로운 시간들이었던 건 분명하다.


어쨌든 난 '나의 통의동 다이어리'를 쓰면서 100회가 넘으면 책으로 출간을 하겠다고 사람들과 약속을 했다. 이미 백 회는 넘겼고, 이제 나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어제 mbc 라디오에 출연하게 된 일은 그런 나에게 지난 시간을 차분하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것 같다.


도대체 인적도 드문 서촌 통의동의 오래되고 작은 골목길에서 김PD와 그곳을 자주 드나드는 사람들이 무엇일 꿈 꾸는지, 무엇을 기록에 남기려고 하는지, 이번 방송은 그걸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멀리 돌아온 느낌도 들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게 느껴질 때도 많지만, 어쨌든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복합창조문화공간을 만들려는 꿈은 좀 더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방송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원래는 라디오 방송이라서 오디오만 있는 것인데, 명색이 PD다 보니 사진 몇 장을 붙여서 동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보시고 뭔가 같이 꿈을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드시는 분은 언제든 연락주세요. 같은 꿈을 꾸는 분들도 많거든요.


mbc 라디오 '이 사람이 사는 세상', 방송 2016년 5월 20일


글쓴이: 김덕영 <뒤늦게 발동걸린 인생들의 이야기> 저자 / 다큐멘터리 PD / 서촌의 복합창조문화 공간

'김PD의 통의동 스토리' 대표



뒤늦게 표지.jpg <뒤늦게 발동걸린 인생들의 이야기>, 김덕영 지음
스크린샷 2016-04-12 오전 9.52.23.png 장편소설 <내가 그리로 갈게>, 김덕영 지음


작가의 글을 더 읽고 싶은 분, 작가를 응원하고 책을 구입하고 싶으신 분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Tel: 070-8987-0408 / e-mail: docustory@gmail.com


현재 작가는 서촌 통의동에 있는 작업실 겸 까페, '김PD의 통의동 스토리'에서 조금은 색다른 방식으로 독자들과 만나면서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김통스 커버.jpg 서촌의 복합창조문화공간, '김PD의 통의동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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