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복지란 구조가 아닌 신뢰다

by 빡빈킹


복지 제도는 많다.
어떤 제도는 소득 기준으로,
어떤 제도는 나이 기준으로,
어떤 제도는 장애, 병력, 출산, 고용 형태에 따라 나뉜다.

하지만 복잡한 설계 위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사람은 대개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다.

조건이 맞지 않고,
서류를 준비할 여유도 없으며,
도움을 요청할 자존심마저 남아있지 않은 사람들.

그들은 이미 지쳐 있었고,
국가가 어떤 기준을 세워놓았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그저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전부였다.
그 하루가 반복되다 무너졌을 때,
국가라는 존재는 멀고도 무관한 이름이었다.

국가는 그런 사람에게 물어야 한다.
“어디가 아프셨습니까?”가 아니라,
“왜 지금까지 아무도 당신을 못 봤을까요?”

희망 순환 배당제는 제도가 아니라 감각이다.
행정이 아닌 감응,
기준이 아닌 직관,
효율이 아닌 손끝의 온기로 설계되었다.

국가는 기준을 만들고 선을 긋는 존재가 아니라,
기준을 넘어선 무너짐을 감지하는 존재여야 한다.

이 복지 제도는 수많은 조건을 따지기보다,
가장 먼저 무너진 사람을 향해 손을 내미는 국가의 ‘즉답’이다.

그 손은 정확해야 하고,
빠르게 도달해야 하며,
무엇보다 따뜻해야 한다.

한 번의 지급이 인생을 완전히 바꾸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온기가
그 사람의 삶을 연장시키고,
자기 존재를 인정받았다는 감정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신뢰다.

신뢰는 복지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작은 시작이자,
국가가 국민에게 전할 수 있는 가장 조용한 약속이다.

월,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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