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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빈 Sep 19. 2019

세계 어디서든 나타나는 '월급 루팡'

올바른 조직 문화를 만드는 방법


나도 월급 루팡?


출처 : pixabay.com

사회생활을 하고 회사를 다니면 누구나 드는 생각이 있다. '저 사람은 별로 일하지 않는 거 같은데, 나는 왜 이렇게 일을 많이 하지?'라는 생각이다. 이 생각이 확장되면 이런 식일 것이다. '저 사람은 별로 일하지 않고 돈도 나보다 많이 가져가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렇게 일을 많이 하고도 돈을 적게 받아 가지?'. 직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이런 게 눈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점점 익숙해지고, 주변이 보이기 시작하면 이런 생각들이 자연스레 들게 되고 그때부터는 나의 직장 생활은 괴롭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내가 월급 루팡으로 보는 이들은 자신들을 그렇게 생각을 할까?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 그들은 또 다른 사람을 혹은 나를 월급 루팡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왜 그런가 생각을 해보면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이 제일 힘들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딱 군대 이야기와 들어맞는다. 누구나 자신이 제일 힘든 군 생활을 했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시 말해 누구든지 자신의 시각과 잣대를 가지고서 상대를 보거나 일을 하기 때문에 일단 자기가 제일 힘든 것이다. 이건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인정해야 할 진리가 아닌가 생각이다. 그럼 도대체 내 일은 좀처럼 줄지 않는데 다른 사람은 왜 인터넷만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가.

사실 회사생활의 시작을 외국계 회사에서 하긴 했지만 한국지사라 우리나라 사람을 상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 이후로는 줄 곳 국내 회사에서 대부분 일을 하여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특유의 제조업 문화, 군대 문화 등의 사회 현상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나마 내가 만난 외국인 파트너들을 다들 일을 멋있게 잘 해오던 사람들이었고, 그들에게 많이 배울 점도 많이 있어서 외국 회사의 문화는 이런 프리라이더와 같은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런데 책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런 현상이 비단 우리나라 문화 때문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럼 도대체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루팡의 탄생


<의도상실 효과> 실험과 <코브라 효과>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는 22개월 영아들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 이 영아들을 한 명씩 책상 있는 방으로 들여보내 보조 연구자와 있다 보조 연구자가 책상에서 펜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보조 연구자가 손이 닿지 않는 시늉을 하게 되면 영아들은 어떻게 했을까. 78%의 영아는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내려놓고 주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여러 번 떨어뜨려도 주저하지 않고 도와주었다고 한다. 처음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이 보조 연구자는 일부 영아에게는 보상으로 딸랑 소리가 나는 토큰을 장난감 속에 넣어주었고, 대조 그룹에는 보상 없이 유지를 하였다. 어떻게 되었을까. 보상이 없는 그룹의 영아는 대부분 같은 행동을 해도 도와주었다. 그런데 보상을 준 그룹의 영아들은 53%만 도와주었고, 나머지는 못 본체하였다. 왜 그랬을까?

이 영아들은 보상이라는 맛을 봤기 때문에 자신들의 머릿속에서 도움을 주는 행위에 대해 계산기를 두드려 보는 것이다. 이것을 '의도 상실 효과'라고 이야기한다. 즉 영아들은 보상으로 인해 타인을 돕는 본능이 상실되었다. 이러한 '의도상실 효과'가 우리 주변에 암묵적인 월급 루팡이 생겨나는 이유이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무엇인가 개선하려고 하지 않고 딱 주어진 일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그런 동료가 딱 이런 영아 실험과 동일한 현상이다. 이들은 옳은 일을 하고자 하는 동기가 상실된 상태인 것이다.

책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에서는 이러한 '의도상실 효과'는 일터에서 항상 발생한다고 이야기한다. 영업사원은 분기별 세일즈 목표를 달성하는 데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게 되면 그는 동료를 도울 생각은 이미 머릿속에 없고, 어려운 일에 매몰되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문제 해결을 하기 거부하고 상대하기 어려운 고객은 쉽게 포기하게 된다. 나 역시도 회사를 다니면서 직장생활 초반에는 이런 경험을 많이 하였다. 업무가 자꾸 몰리고 잡일이라 생각되는 부분도 늘어나게 되면서 마음은 조급해지고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오직 내 일만 생각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그러다 하던 일에 문제가 생기면 누가 나에게 담당자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담당자라는 이유로 온갖 책임은 다 내가 떠맡아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올바른 조직문화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의 <성과의 실체 중>

조직에서 성과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고 책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에서 이야기한다. 그 개념은 전술적 성과와 적응적 성과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술적 성과는 목표한 계획을 잘 수행해내는 능력, 전략을 잘 진행된 능력을 이야기한다. 반면 적응적 성과는 계획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 조직문화에서 비롯되는 능력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상황 마다의 유연한 대처를 통해 또 다른 성과를 내는 그런 개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우리는 어느 것에 집중해서 봐야 하는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관리 전문가인 피터 드러커는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만 하는 문제가 아니라 이야기한다. 둘 다를 가져야 함을 강조한다.

그러나 사실 일반적인 기업은 전술적 성과에 더 집중한다. 매년 분기, 반기 등이 지날 때 KPI가 달성되었는가를 따지는데 이 같은 평가가 바로 전술적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우리는 오히려 불확실성에 더 많이 노출이 되어있고, 일을 할 때도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보다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처리할 문제들이 더 많음에도 적응적 성과는 무시되고 이 전술적 성과로 평가를 받는 자체가 참 모순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모순이 우리를 과실 편향성을 자꾸 높이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그럼 이런 모순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리더가 이러한 개념을 이해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부터 고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타인에게 현명하게 피드백을 하는 방법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것을 잘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도요타>라고 이야기한다. 다시 말하자면 적응적 성과가 발현되게 하려면 객관성과 열린 마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도 맞벌이를 하는 아내는 퇴근하고서 회사에서의 이야기들을 하면서 지금까지 한 이야기들을 똑같이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이 정말 '누가 그 직원을 뽑았을까?', '어떻게 그 직원들은 이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을까?', '조직문화라는 것이 이렇게 어렵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것이 이 현상이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면 고용된 입장인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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