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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빈 Sep 20. 2019

사람들이 '쉐이크 쉑'에 줄을 서는 이유

비즈니스의 기본 '고객 경험'

잊지 못하는 '쉐이크 쉑'


뉴욕에서 처음 만난 '쉐이크 쉑'


꽤 오래전인 것 같다. 2012년에 뉴욕이라는 곳으로 동생과 같이 여행을 갔다. 당시 뉴욕 여행은 사실 기대보다 실망이 더 컸던 여행이었다. 여행 전 뉴욕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그런 설렘들이 실제 있어보니 나와는 그렇게 잘 맞는 곳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생 하지 못할 좋은 경험과 나쁜 경험들을 같이 했을 때라 그렇게 좋은 여행 기억으로 남는 곳은 아니다. 그런데 좋은 기억 중 정말 별거 아닌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쉐이크 쉑(Shake Shack)' 이었다. 가기 전까지는 이 햄버거 브랜드를 알지 못했었다. 그런데 같이 간 동생이 뉴욕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것 중 하나가 이 '쉑쉑버거'라고 이야기해서 정말 지도를 가지고 힘들게 찾아갔었다.



당시 우리 뉴욕 여행 중 반은 비가 왔었는데 그날 역시 비가 왔었고, 우리는 우산을 쓰고 햄버거 먹어보겠다고 헤맸다. 그리고 한 공원에 나타난 긴 줄 그리고 그 끝에는 매표소 비슷하게 생긴 건물이 있었는데 이곳이 바로 우리가 찾던 그곳이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게 솔직히 햄버거가 나오고 입속에 들어갈 때까지 난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여행 후기에서 추천해 준 음식들은 대부분 다 그런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입안에 들어오는 순간 '아... 이래서 사람들이 긴 줄을 서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 햄버거를 먹으로 오기까지의 힘듦을 다 잊게 되었다. 그리고 뉴욕에 있을 동안 몇 번 더 갔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따금씩 생각나는 것 중 하나였다.



약 3년 즈음 지난 2015년 아내와 둘이 영국 여행을 갔는데 내 두 눈을 의심할 간판을 찾게 되었는데 바로 이 '쉐이크 쉑' 이었다. 그때까지도 이 셰이크 쉑이 글로벌적으로 확장 시켰을 것이라는 생각은 1도 하지 않았고, 뉴욕에 가지 않는 이상 먹지 못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내 두 눈앞에서 만난 이 간판. 두 말할 것 없이 아내를 데리고 강압적으로 가게로 가서 이 맛을 소개해 주었다. 사실 뉴욕에 가보지도 런던에도 처음 왔던 아내로서는 이게 뭐 대단한가 생각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린 여행 내내 하루에 한 끼는 여기서 먹게 되었다. 그리고 이곳 역시 항상 줄을 어느 정도는 서있어야 한다는 것이 공통 점이었다.



사람들은 왜 다시 그 곳을 찾을까?


쉐이크 쉑의 메인 페이지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쉐이크 쉑'은 한국에 들어왔을 때 셰이크 쉑 1호점 가게에 줄 서는 모습들은 하루가 다르지 않게 화제가 되었었다. 입소문이 그 영향력을 미쳤다고 생각이 들고, 나와 같이 뉴욕이나 다른 나라에서 맛 보고서 그 기억에 따라 찾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서 생긴 기이한 현상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런데 2호점, 3호점 이렇게 생겨나고 이제는 다른 브랜드와 비슷하게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다른 가게가 생겼지만은 그래도 이 셰이크 쉑에 가면 줄을 어느 정도는 서야 한다. 왜, 도대체 왜 이런 '쉐이크 쉑'이라는 곳은 줄을 서고 자리가 없는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사람들은 가는 것일까.



사람들이 이렇게 계속 재방문 하는 데는 두 가지의 고객 경험 있다고 책 <Growth IQ>의 저자 티파니 보바는 이야기한다. 우선 그 첫 번째인 고객 서비스. USHG 회장 대니 마이어는 처음 이 햄버거 가게를 시작할 때 기존의 패스트푸드로 인식되어 있던 햄버거의 품질을 조금 다르게 생각을 했었다. 기본적으로는 패스트 캐주얼 개념을 토대로 음식을 제공하지만 자신이 이전에 경영하는 다른 고급 레스토랑의 제품 품질과 선도적인 고객 경험을 결합하였다. 그리고 이 고객 경험에 대해서는 더욱더 단호하게 결합시켰다. 사실 아무리 서비스가 좋거나 부가적으로 많은 것을 준다고 해도 음식에 맛이 있지 않으면 고객은 다시 찾지 않는다. 이는 TV 프로그램인 '백종원의 골목시장'에서 백종원 님이 늘 강조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마이어 역시 고객 경험의 49%를 결정하는 요소는 결국 음식이며, 음식이 '서비스'라고 믿었다.



두 번째 고객 경험은 바로 '고객 환대'이다. 마이어는 고객 경험의 49%가 음식이라고 한다면 51%는 기업의 배려 깊은 행위라고 믿었다. 고객에 대해 '어떻게 하면 더 일관성 있는 식사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목적으로 의견 제안 카드, 원탁 토론, 직원용 식사권들을 사용하여 실시간 피드백을 받았고, 아무리 사소한 사항이라도 피드백을 받으면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였다는 것이다. 셰이크 쉑의 이런 두 가지의 고객 경험이 지금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열광하는 햄버거 가게가 되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은 항상 비즈니스 철학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최고의 고객경험의 시작은 직원이다.


USHG 회장 대니 마이어


이러한 사람을 중요시하는 기업의 철학은 국내에도 많이 퍼져 있어 이야기를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공감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다. 이런 고객을 만족시키는 경험은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 것일까. 그 정답은 결국은 직원에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에서 말하기로는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고객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아야 하고 어떤 것을 제공해 줘야 하는지 알아야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수많은 고객 데이터를 통하여 고객을 분석하고 그들의 속마음을 알려고 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고객이 만족하고 좋은 제품이라도 파는 사람의 자세나 서비스가 사는 소비자가 불편하게 생각되면 다시 구매하러 올 것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이다. 나의 경우 최근에 새로운 물건들을 많이 사면서 조금 나에게 불편하거나 진정성이 없어 보이는 경우는 같은 가게라도 다른 지점에 가서 물건을 구입하였다. 이는 비단 나뿐만 아니라 지금 시대에 사는 많은 사람들의 동일한 행동을 할 것이라 생각된다.



<고객 서비스 혁명>을 저술한 존 디줄리어스는 "기업의 고객이 직원보다 행복해지는 일은 결코 없다"라고 이야기하였다. 이를 다시 이야기하자면 직원이 행복해야 그것이 고객에게 전달된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책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에 따르면 지금 좋은 조직문화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업들을 본다면 직원들이 일에 대한 즐거움, 일의 의미, 성장과 같은 직접 동기를 가지고 있고, 이 직접 동기는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여 자신의 일을 하고 그에 대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적응적 성과로 이어진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적응적 성과가 결국은 고객 만족, 고객의 경험을 좀 더 긍정적으로 가져오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기업들의 예시로, 코스트코, 구글, 홀푸드, 스타벅스 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맥락에 있어서 셰이크 쉑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긴 줄을 10분 정도 길게는 1시간 정도 기다린다고 해도 주문을 할 때 고객 한사람 한 사람에게 진심을 다하는 환영의 메시지와 입에서 녹아드는 햄버거의 맛의 경험을 생각한다면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이 브랜드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 생각이 든다. 셰이크 쉑의 CEO인 랜디 가루티는 2015년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 66번째 매장을 열면서 그곳 직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 문으로 걸어 들어오는 소비자들을 끝장나게 후하게 대접해서 매장이 파업할 지경에 도달하게 하십시오. 어린아이가 울고 있을 때 어떤 기업이 커스터드를 공짜로 가져다주겠습니까? 소비자를 후하게 대접해서 우리 매장을 망하게 하라고 여러분에게 촉구합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공짜 선물을 안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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