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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빈 May 15. 2024

회사는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

당연한 것, 무조건 맞는 것은 없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에서 만들어 놓은 어떤 시스템 속에서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생활하고 배워가면서 어른이 되는 과정까지 성장을 한다. 아무것도, 어떤 환경에 대한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그래도  살아 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이런 사회 제도와 시스템은 참 고마운 부분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문명이 발달하고 사회 제도가 발달하는 것은 생존에 있어서 참 중요한 것이고, 그 제도의 방향성에 따라서 사람의 모습, 생각도 다르게 바뀌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런데 이런 좋은 사회 시스템, 제도는 또 한편으로 어떻게 보면 위험 한 것이라고도 볼 수가 있을 것 같다. 이것이 너무 당연한 것이라는 무리들에서 조금 아니다 싶은 생각을 가지고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보기 때문이다.




 좋은 사회 시스템, 제도 속에서 그 교육을 아무 군말없이 받고 자라면서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 것을 벗어나는 것은 정말 안된다고만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한참 회사를 다닐 때 역시 그런 생각이었다.  그래서 제도권에 있는 그 무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항상 좋은 평가를 받고 자라났다. 그런데 그동안에도 스물스물 드는 생각은 있었다. '이게 맞나?', '왜 먼가 이상하지?' 라는 생각 들이었다. 그렇지만 누구나 이렇게 살고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정한 것이니깐 맞겠지, 그런 이유가 있겠지 라는 근거없는 이유를 대면서 그렇게 살아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내가 잘 못 생각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거 일 수도 있겠다.'




 이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한 아이의 아빠가 되고 육아 휴직을 하고 나서였다. 육아 휴직을 할 당시에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육아 휴직을 남자가 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현상이었고, 지원금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남들이 하지 않는 육아휴직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고 한 달, 두 달... 아이와 함께 지내면서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는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소득이 끊긴 상태에서 휴직은 마냥 행복하게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회사의 배경이 없이는 나는 살 수가 없는 것인가?' 그러고는 그 나름대로 이 시간이 기회다 싶어 이것저것 해보기로 하지만 녹록치 않았다. 물론 육아휴직이라는 제도 때문에 막 사업을 하거나 그럴 수는 없었지만 그보다 맨 몸으로 시장에 나가서는 경쟁력이 1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깨닫게 되었다. '회사는 나를 어쩌면 지켜주지 않겠구나', '지금까지 내가 당연하다, 맞다고 생각한게 착각이었구나' 




무엇을 할 것인가



 이 후 나는 회사에 복직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지냈다. '회사가 나를 지켜주지는 않는다.'라고.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 동료들은 그 때마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데?'와 같은 질문으로 조금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고, 한 직장에 30여년 일을하고 정년퇴임한 부모님께서도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라는 이야기만 하셨다. 그렇지만 그 생각이 한 번 들고 나서는 '언젠가는 그만 두지 않나?', '그 뒤에는 뭐할껀데?' 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다. 과연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 건가. 어떻게 보면 사춘기 때, 20대 때 해야하는 그런 고민들을 40이 다 되어가는 30대 후반에 하고 있었다. 




 임홍택 작가의 책 <2000년대 생이 온다>에서는 지금 시대의 청년들은 직장 생활을 지속해서는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직장에 대한 생각이 이전 기성세대와는 많이 다르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어쩌면 직장의 정규직은 길이가 긴 임시직과 같다라고 까지 이야기 한다. 그리고 어쩌면 '시대가 변화하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는 것을 나역시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유야 어쨌든 나는 그 때 내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고, 본능적으로 맨 몸으로 시장에 나가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 어떤 일을 해야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기 시작을 했다. 결국은 '무엇을 해야하는 가'라는 다소 철학적인 고민을 시작을 하였다.


 


 그리고 찾은 고민은 반대로 아주 단순하게 '내가 지금 하는 일에서 진짜 전문가가 되어보자' 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금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해왔던 경력을 틀어 완전 다른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리스크도 있었고, 그나마 가지고 있었던 그동안의 경력을 최대한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보관리기술사' 라는 라이센스가 눈에 들어왔다. 보통 변호사, 회계사, 의사 등을 대표적인 전문가라고 하고 라이센스를 취득했다고 이야기 하는데, IT 업계에서는 이런 것이 무엇인가 했을 때 바로 이 '기술사'가 그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거다' 라는 생각을 하고 이 것을 따기로 결심을 하였다. (정보관리기술사의 취득 후기는 추후에 따로 연재 예정이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



 요즘도 생각을 하고 있지만 한 분야에서 '찐' 전문가라는 사람은 어떤사람일까. 아주 쉽게 내가 만약 이유 모를 허리통증으로 심하게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 병원 저 병원 막 다녔지만 도저히 나을 기미가 보이지가 않을 때 나는 참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리고는 잘 본다는 병원들을 아님 선생님들을 찾아 다닐 것이다. 그러다 진짜 어디 소개로 갔는데 그 병원 선생님이 상태만 보시더니 원인이 어떤 것 때문이고, 어떤 처방을 했는데 바로 통증이 사라지게 된다면 그 선생님을 나는 나만의 '명의'로 생각 할 것이다. 이 이야기를 조금 일반화해서 보면 결국 이 선생님은 나의 문제점을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치로 해결을 해 준 것이다. 결국은 '찐' 전문가라는 것은 이런 사람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어떤 곳이든 사람이 몰려 있고, 줄서서 기다리는 곳은 다 이러한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사실 어떤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적어도 복잡한 무엇인가, 아님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 부족한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나에게 있어서는 '찐' 전문가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 역시도 기술, Tech에서 이런 '찐' 전문가가 되기로 결심을 했고, 기술사라는 라이센스를 취득한 이후에 이러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물론 지금 하루가 다르게 AI 기술이 등장하고 있고, 이런 사용성이라든지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라이센스를 취득한 이후에도 문제 해결을 위해 이론적인 지식 습득과 경험을 계속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고용되어서 그 위의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성이 때로는 다를지라도 그 방향이 아니라고 쉽게 말하지 못하고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어쩌면 AI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실 이런 건 그 누구의 잘 못이라고 할 수도 없고, 다들 다 AI가 초기에 데이터로 학습하고 그대로 움직이는 것처럼 똑같은 원리로 우리도 그렇게 살아간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정해진 기간, 아니 그보다 빨리 유효기간이 끝난다고 한다면 나는 그렇게 회사를 나오게 되고, 그 순간부터 내 인생을 다시 그리고 살아가야하는데 그때는 이미 많이 늦어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한 번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지금은 비록 이렇더라도 조금 멀게 5년, 10년은 어떻게 살 것인가', '누군가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전문가가 내가 가야하는 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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