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자폐인의 졸지에 프리퀄 출판 소식 13 - 문체 전면 수정
신문 사설을 존댓말로 쓰는 신문이 과연 있을까요?
존댓말 신문 사설은 있을 수 없다고요?
사실, 가능한 것입니다.
실제로 강원지역 언론 '강원도민일보'에서는 존댓말로 사설을 쓰는 것이 특유의 원칙으로 유명해서, 얼마 전 미디어 전문지인 '미디어오늘'에 특별히 소개되었고 덕택에 그쪽도 '미디어오늘에서 우리의 사설 문체에 대해서 소개했다'라고 다시 보도가 나갈 정도였습니다.
사실 알비스의 일반적인 문체도 사실 존댓말 문체를 사용하는 편인데, 문제는 이번 '어느 자폐인의 졸지에 프리퀄'에서는 그런 존댓말 문체를 안 썼습니다. 왜 그렇게 썼는지는 의심스럽지만, 출판사에서 정식으로 존댓말 문체로 바꿔달라고 연락이 와서 전면 수정 작업을 한번 치렀습니다.
얼마 전 출판사 전화 미팅에서 출판사 관계자가 이런 존댓말 문체의 원고가 훨씬 보기 좋다면서, 약간은 좋은 느낌을 줄 수 있는 문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어느 자폐인의 졸지에 프리퀄'은 존댓말 문체로 책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알비스가 존댓말 문체에 익숙한 것은 사실입니다. 알비스의 블로그 일기 등에서 존댓말 문체로 사용하는 것은 알비스 특유의 관습으로 자리 잡았고, 이 여파로 에이블뉴스 기고 등에서도 존댓말 문체로 글을 발행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알비스 특유의 존댓말 문체를 '어느 자폐인의 졸지에 프리퀄'에서도 시행하는 셈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강원도민일보에서 존댓말로 사설을 쓰는 예시는 이렇습니다.
7월 8일 강릉과 양양을 시작으로 해수욕장이 문을 엽니다. 내일은 속초, 13일은 동해와 삼척, 15일은 고성으로 이어지며 80여곳이 개장합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입수할 수 있게 된 것이 3년 만인데다가 때이른 불볕더위를 피해 동해안으로 향하는 발길이 이어지면서 벌써부터 이른 휴가철 분위기로 출렁이고 있습니다.
- 강원지역 언론 '강원도민일보' 2022년 7월 8일 사설 [2000만명 유입 해수욕장 운영 치밀해야] 첫 부분에서
평어체로 쓰면 조금 간결하지만 어쨌든 독자들에게 인상이 좋지 않고,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 계급인 자폐인에 대해서 무례하고 오만하다 이런 이미지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부정적 인식을 소거하고 조금 친절하면서도, 진솔하게 쓰자는 것이 이번 문체 전면 수정의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강원도민일보에서 존댓말 판결문 논쟁에 대한 사설을 썼을 때도 이런 이야기를 했지만, "계몽주의 영향을 받은 점도 부인하기 힘듭니다."라는 지적도 막상 생각해보니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존댓말 판결문에 대해 "판결문을 존댓말로 쓴다고 권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수요자 중심으로 쓴 고압적이지 않은 판결문은 오히려 법원의 권위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다시금 지적하면서 오히려 좋은 방법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어느 자폐인의 졸지에 프리퀄'은 권위주의를 부리려고 쓴 책이 절대 아닙니다. 독자들도 읽기 편하게 읽기 좋은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이런 문체로 다시 고쳐쓰자는 제안에 적극적으로 동의한 것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 읽기 좋은 책으로 다가가기 위해 알비스는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체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시도를 한 것은 여러분에게 더 좋게, 더 부드럽게, 더 친절하게 나아가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제 에이블뉴스에서 쓰는 존댓말 칼럼과 '어느 자폐인의 졸지에 프리퀄' 원고가 존댓말로 바뀐 부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렇지만 지난번 tvN ‘우리들의 블루스’의 정은혜 같은 발달장애인 배우가 직접 발달장애인 연기를 하는 사례가 아직 부족한 원인은 자폐인, 그것도 자폐인으로서 예술대학을 나왔던 사람으로서 솔직히 평가하면, ‘발달장애 당사자 배우가 거의 없어서’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 중에 배우를 할 수 있는 역량의 인물은 극히 드물고 발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에이블뉴스 2022년 7월 8일 칼럼 [자폐성 장애인 변호사 ‘비현실적’ 소재 아니다] 일부분
2010년을 되돌아보면서 후회하는 것은 아르바이트할 것을 그랬다는 것입니다. 집안의 반대도 있고, 나도 적극적이지 못했습니다. 그 외에도 배달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나름 성과였습니다. 이 시점 이전에는 돈을 모으는 법을 잘 몰랐고, 돈을 수중에 쥐기도 어려웠으며, 전화로 음식을 시켜 먹는 것은 집에서도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몰래 배달음식을 시켜 먹은 것이고 스스로 배운 것입니다. 몸은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정신 불안 증세도 약물을 먹으면서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1년을 쉬고 보니 무료하기도 했습니다. 학교로 돌아갈 때였습니다.
- '어느 자폐인의 졸지에 프리퀄' 원고를 존댓말 문체로 수정한 일부분
(사실 전체 원고를 존댓말로 바꿨기 때문에 아무 부분 하나 긁어서 보여드립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에게도 읽기 좋은 느낌이 드나요?
출판사 쪽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만큼, '어느 자폐인의 졸지에 프리퀄'이 책으로 나오면 여러분은 존댓말 자서전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존댓말로 책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