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저수지에서 놀던 추억
몇주 전, 감사성찬례 중 기도시간격인 신자들의 기도 시간.
세상에 대한 기도 부분이 공교롭게도 전국적인 가뭄이 해소되기를 원한다는 기도를 올렸다.
그때는 날이 엄청 가물었었던 때였다. 날이 참으로 메말랐던, 대지에 생명이 없어보이던 시절이었다. 이상하게 인간은 잘 생존한, 그런 웃긴 상황.
인간은 잘 생존했다. 그러나 자연은 제대로 생존하지 못했다.
나는 예전에 동아리 친구들과 저수지에 놀러가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 저수지에서 배를 띄워 놀았던 그 추억은 그때의 사진을 되돌아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날이 한동안 가물었고 이제 대지는 홍수를 만나는 이런 역설에 빠지게 되었다.
이 대지는 참 알 수 없다.
나의 교파인 성공회는 중용(Via Media)의 길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지에 중용의 가치가 있어야 할 듯 하다. 이 대지의 물에 있어서 넘침과 부족 사이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지금 그 저수지에서 나는 다시 배를 띄워놓고 뱃놀이를 할 수 있을까? 저수지에서 놀 수 있다면 다행일 것이다.
대지에 중용이 필요하다. 물에도 균형이 있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