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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지용 알비스 Oct 02. 2017

잘 가요, 나의 영웅 로또준!

'로또준' 이호준에 대한 나의 이야기

2013년, 필자 자택, 이호준 등번호에 내 이름을 박은 NC 다이노스 응원을 위한 개인 유니폼

2015년,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 이호준 선수의 출전 순간 (상대는 kt 위즈였고 2015 마산 마지막 게임이었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은퇴라는 큰 이슈로 인해 묻힌 이슈이지만, '인생은 이호준처럼'의 그 이호준도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제 단 1 게임(10월 3일 NC 대 한화, 대전 경기)을 남기고 있고 홈경기는 다 끝났다.


나는 사실 NC 다이노스 창단 전에는 SK 와이번스 단일 팬이었는데, 이호준 선수의 NC 다이노스의 전격 FA 이적에 놀라기는 했지만, 어떤 일이 있을 것인지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 (단지 문학구장에 제대로 '출근'을 안 해서이지 SK 와이번스에 대한 팬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SK 와이번스 서포터 활동으로 마산구장 원정 응원을 갔다가, 이호준이 열심히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신뢰를 가지기 시작해, 결국 사들인 NC 다이노스 응원용 유니폼에 내 이름을 박았지만 등번호는 이호준 선수의 등번호를 박았다.


사실 이유는 더 있다. 내가 사회생활 첫 시작을 한 날도 2013년 2월 27일이었기 때문인 것도 한 몫한 사실이다.


SK 와이번스 시절에도 지켜봤다는 의미이지만, 이호준은 SK 와이번스에서나 NC 다이노스에서나 언제나 필요할 때 한 방 터뜨려주는, 내가 가장 결정적으로 원하는 일을 그라운드에서 자주 보여줬다.


그리고 이호준 선수의 기록을 살펴보니 내 삶에도 의미가 있다. 20여 년의 시즌 동안 묵묵히 그라운드를 지켜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래는 투수로 데뷔했다는 것까지도.


나는 내가 하는 일은 언제나 묵묵히 서버를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 그것을 지키지 못하면 공개 경로로 볼 수 있는 서버 데이터가 꼬인다. (자세한 내용은 업무 기밀이라 공개치 않겠다) 지금 업무도 원래 하던 일이 적성에 안 맞는다는 본사의 회신 이후 헤매다 우연한 계기로 업무가 재배치, 전환되어 지금은 별다른 클레임 없이 진행되고 있다. 사실 나는 관리자를 통해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을 본사 담당자와 업무상 회견을 요청해도 그 담당자와 연결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이 아쉽다. 그러나 나는 공개 경로로 볼 수 있는 서버 데이터 출력 결과를 보면 언제나 뿌듯하다.


그리고 잡다한 사실이지만 아내가 미인이라는 이야기는 팬들 사이에서는 인정되는 일이었고, 이러한 묵묵하면서 할 일 열심히 하고 다른 삶까지 멋지게 살고, 새 팀에서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 그, 이호준.


이호준 선수의 멋진 은퇴를 축하하고, 이제 그라운드에서의 '호부지'는 못 보지만, 야구의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잘 가요, 나의 영웅 로또준!


추신: 이번에는 사진을 보고 이야기가 생각난게 아니라 반대로 이야기가 생각나서 사진을 찾아봤다. 진짜로 사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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