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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지용 알비스 Dec 24. 2017

1400년전으로의 시간여행

잠시 백제의 시간으로 간 순간

2012년, 충남 공주, 백제 공산성 경계병 재연자들

내가 졸지에 이 사진 한 장으로 1400년전 백제 웅진성으로 시간여행을 한 것은 우연이었다.


대학 촬영여행 마지막 여정, 공산성에서의 시간에서 공주시청 담당자들이 백제시대 공산성 재연 행사를 하다 이 장면이 나온 것이다.


그 순간에 찍은 한 장은 완전히 1400년전 백제 웅진성으로 나를 보냈다. 그 순간, 내 화면에는 현대의 그것 하나 없었다.


초창기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홍보하는데 기여했던 이제는 존재가 사라진, 한국 PC 패키지 게임 《천년의 신화》가 갑자기 생각이 난다. 나는 그 게임을 즐겨본 적이 있었다. 오프닝 영상에서 삼국시대 어느 성을 경비하던 병사가 갑작스런 공성전 개시를 알리는 쇠고리가 성벽에 걸리면서 놀라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리고 게임 속에서도 성벽은 지형으로 처리되 파괴되지 않지만 어쨌든 공성전 아니면 수성전(守城戰)을 하는 장면도 나온다.


그 사진을 다시 꺼내면서, 나는 그 게임이 다시 생각이 났다. 게임속 삼국시대 어느 성벽을 경계하다 삼국 쟁패의 한 순간 속으로 휘말려들어가는 내가 있듯이, 그 순간 그 사진에서 나는 1400년전 백제 웅진성으로 초대받아 경계근무를 지켜보는 감독자가 된 느낌이었다. 만약 진짜로 1400년전 백제 웅진성에서 백제군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며 환도를 찼다면, 진짜로 "너 경계 제대로 안 해?"라고 물었을 것이다.


이 사진 한 장에서, 나는 1400년전 백제 웅진성의 경계병의 뒤를 보는 감독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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