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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손을 얹고 1번 문제부터

사진 근대유산 답사 클럽 9,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강당

by 장지용 알비스
제물포고등학교 강당.jpg 2012년,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강당

사실 나는 인천에서 고등학교 생활을 한 것은 맞지만,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산 아래로 내려와서야 이제 새롭게 다져가는 그 학교, 선인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렇지만 15년 전만 해도 인천고등학교와 제물포고등학교는 약간 라이벌 성이 높아서, 인천고등학교와 제물포고등학교는 학생 지원자 수가 몰렸던 추억이 있었다. 나는 집과의 거리를 핑계로 배정이 안 될걸 미리 짐작한 나머지 형식적으로 쓴 후순위에 일부러 그렇게 썼다. (실제 고등학교 지망 1순위는 실제로 집에서 가장 가까웠던 선인고등학교에, 2순위는 박문 로터리 너머 동산고등학교로 넣었었다.)


그렇지만 제물포고등학교는 역사를 만든 것이 있다. 이 강당의 역사도 오래되었기는 하다. 1935년에 세워졌기에.


그렇지만 이 건물의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제물포고등학교가 쌓은 전통 하나도 이제는 근대문화유산의 반열에 올라야 한다. 무감독 시험.


나는 뒤늦게 알게 된 것이지만, 무감독 시험은 제물포고등학교가 원조였다고 한다.


양심 있게 시험 보고 후련하게 좋은 성적을 거두게 하자는 각오가 60년이 지났다. 이제 그들은 양심 있게 시험을 본다는 것이 진정한 명예임을 알고 있다.


학교 시험 첫날 1교시 시험부터, 다시 그들은 가슴에 손을 얹는 마음으로 1번 문제 질문부터 답을 할 것이다. 물론 양심 선서는 한다고 한다. 그것이 마음속으로 가슴에 손을 얹는 것이리라.


아마 이 전통이 만든 정신이, 지금도 그 구호를 지키는지는 모르겠으나, KBS 1TV 골든벨에서도 시작 선서가 이랬다나.


부정의 정답보다 양심의 오답이 진정한 명예다


그런 것이 있어서 조금씩 청렴해지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나는 2년 동안 공공기관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청렴교육도 당연히 받아봤기 때문에 느끼는 것이다.


무감독 시험, 그 순간만은 부정부패 없이 청렴한 시험 이리라.


이 강당, 일전부터 있었지만(무감독 시험은 1956년에 시작되었고, 제물포고등학교 강당은 1935년에 건축되었다.), 그 전통이 이 강당을 더 빛나게 하리라.


청렴이 역사를 빛낸다. 다음 시험에서도 가슴에 손을 얹는 마음으로 1번 문제부터 차분히 풀기를.


그런 학교가 내 고향 인천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여담: 황우여는 예외다. 황우여 전 교육부 장관은 제물포고등학교 졸업생이지만, 교육에 있어서 양심을 어겼다. 거짓증거로 가득했던 국정 역사교과서를 만든 장본인이 그다! 지하에서 무감독 시험을 시작한 길영희 초대 교장은 뭐라고 말할까 궁금하다. 참고로 길영희 제물포고등학교 초대 교장은 3.1 운동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독립운동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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