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아이 초등학교 근처 찹쌀 꽈배기 사장님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들 간식도 사줄 겸 그곳으로 갔습니다. 사실 그 가게는 이전 사장님과의 좋은 추억이 있던 곳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추억을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지난 8월 31일 지역 맘 카페에 이벤트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 소소한 이벤트 - 만원의 행복 >
찹쌀 꽈배기 드시고 싶은 분들~~~^^
최근 우리 맘 카페에서 기존 사장님이 그만두시고 새로 오픈 중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지난겨울, 게시판에 올린 적도 있는데 기존 사장님과는 소소한 추억도 있다 보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코로나 시국이라 자영업 하시는 분들 많이 어렵다 해서 지난봄 문득 꽈배기 사장님 생각이 나 소소하게 꽈배기 나눔 이벤트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것저것 바쁘다는 이유로 계속 미뤘는데 그 사이 사장님이 바뀌어서 후회가 되더라고요.
생각만 하지 말고 진작 할 걸...
그래서 오늘 하교하는 아이와 아이 친구의 손을 잡고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그곳으로 갔습니다.^^ 땀 흘리며 열심히 꽈배기를 만들고 있는 사장님에게 아이들이 먹을 것을 주문하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름하여 새 출발을 하는 사장님을 위한 '사장님 응원 Event~!'^^
사실 별 건 아닙니다~^^;; 우리 꽈배기 살 때 사장님에게 얘기하고 이벤트를 위한 꽈배기 값 만원을 미리 지불하고 왔습니다~^^ 선정되신 두 분은 사장님에게 말씀하시고, 꽈배기 받아 오시면 됩니다~^^
1인당 5천 원씩, 두 분에게 만원의 행복 이벤트 행운을 드리도록 할게요~^^
선정 기준은 간식비 많이 드는 다둥이 엄마들 중 우대합니다~!^^ 우리는 세 명이다~! 하시는 분 바로 신청하시면 무조건 당첨입니다~^^ 너무 원거리라 오기 불편한 분들도 계시니 6시까지 신청 상황 보고 선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시부모님과 같이 산다거나 기타 사연 등 짧게 댓글 남겨 주시면 감안해서 선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Always be happy!*^________________^*
ps. 오늘 꼭 안 가시고 다음번에 가셔도 됩니다~^^
< 그리고... >
꽈배기를 주문하면서 사장님에게 상황을 말하고 메시지를 남기고 집으로 왔습니다.
< 사장님의 새출발을 응원합니다! >
집에 돌아와 아이들 간식으로 찹쌀 꽈배기를 준비했습니다.
< 얘들아 맛있게 먹어라~! >
그런데 친구 엄마 대신 아이들을 데려 오며 두 명의 가방을 어깨에 손에 들고 오다 보니 그만 아이 친구 가방을 계산할 때 그만 깜빡하고 내려놓다가 두고 온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바로 가려하다 급히 오느라 벽에 대고 급하고 성의 없게 쓴 메모가 문득 생각나 엽서에 짧은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 사장님 대박나세요~! >
< 이 나무들처럼 쭉쭉~ 성장할 수 있길 바랍니다~! >
집에 돌아오니 아이 둘이 사이좋게 잘 놀고 있었습니다. 집을 나서기 전에 꽈배기 5개를 잘라 줬는데 폭풍 흡입으로 너무 빨리 줄어들길래 2개를 더 잘라놓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나도 좀 앉아 커피 한 잔에 꽈배기를 먹어볼까 봉투를 열었는데 달랑 1개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마저도 엄마 먹으라고 양심상 남겨 놓았던가 봅니다.^^ 엄마가 오니 너무 맛있었다 하며 눈을 깜빡깜빡하는 모습을 보며 그만 웃음이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더 먹고 싶다는 신호였습니다.^^
남은 한 개를 마저 잘라주며 다음에 또 사주겠다고 했습니다.^^ 자기들도 먹으면서 살짝 미안했던지 "그래도 엄마 맛은 봤지요?"라고.^^
"그래~ 너 먹기 전에 엄마 먹으라고 포크로 하나 찍어서 엄마 입에 넣어 주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다음에 또 사줄게~^^"
ps. 원래 5천 원에 8개인데 사장님이 고마웠던지 2개를 더 주셨습니다.^^
"사장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렴~! >
비가 주룩주룩 와 손님도 별로 없던 어느 날, 한 엄마가 아이들 두 명을 데리고 와서 생각지도 못한 얘기들을 하니 아직 꽈배기 만드는 일에 서툰 사장님은 어리둥절했을 것입니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이전 사장님과 엄마가 같은 교회를 다녀 아는 사이라고 했습니다. 사장님의 엄마는 대학 졸업반인 아들을 위해 가게를 차려주셨나 봅니다.
이전 사장님은 지역에서도 유명한 착한 가게 사장님이었습니다.
< 우리 동네 착한 가게 사장님 클래스 >
지난겨울 폭설이 많이 내렸던 어느 날 지역 카페에서 제설하느라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드렸다는 글을 봤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파트 관리사무실 직원분들과 경비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아이와 함께 찹쌀 꽈배기를 사서 드린 후 지역 카페에 글을 올렸습니다.
< 저도 제 자식을 위한 이기적인 복 짓기 동참했습니다~>
2021. 01.09
< 엄마~ 빨리 뛰어요~ 꽈배기 다 식어요~! >
요 며칠 우리 맘 카페에 올라오는 훈훈한 미담에 가슴이 따뜻해져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곤 했습니다.^^
1년여 동안 지속되는 코로나 상황, 더하기 유난히도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어 다들 전보다 웃을 일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이렇게 우리 이웃들이 들려주는 사람 냄새 물~씬 풍겨 나는 글들을 읽으니 이 겨울이 마냥 춥게만 느껴지지 않은 듯합니다.^^
각설하고 가슴 따뜻한 이웃님의 글을 읽고 나서 저도 자식을 위한 이기적인 복 짓기에 바로 동참했습니다. 어제 저도 제설 작업하느라 고생하신 아파트 경비원분들과 관리사무소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자 간식을 전해 드리고 왔습니다.^^
아이와 함께 좋은 마음으로 하는 일이니 이왕이면 우리 맘 카페에서 맛은 물론 마음씨 좋기로 소문이 자자한 곳에서 간식을 사면 좋을 것 같아 꽁꽁 싸매고 그곳으로 갔습니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면서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다 사정을 말하고 몇 군데 나눠서 담아 달라 했더니 역시나 듣던 대로 선행의 아이콘다우셨습니다.
좋은 일 하는데 그냥 있을 수 있냐며 선행에 동참하겠다며 돈도 덜 받으시고 거기다 꽈배기도 넉넉히 챙겨주셨습니다. 돈까지 덜 받으시는 건 제 마음이 편치않다고 서비스 조금만 주셔도 충분할 것 같다고 했는데도 극구 사양하셔서 그 마음 귀하게 받고 대신 조만간 들리겠다고 하고 준비했던 차 몇 개를 드리고 왔습니다.
발이 시릴 만큼 추운 날씨였지만 아이와 함께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고 싶어 집을 나선 것인데 사장님에게 생각지 못했던 감동을 선물 받고 가슴이 따뜻해져서 그런지 가게문을 열고 돌아오는 길이 시원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꽈배기가 식지 않게 얼른 배달 가자고 했더니 쪼르르 먼저 뛰어가는 아이를 쫓아가느라 숨이 찼고, 달리기 못하는 엄마의 모습에 웃음이 났던지 까르르 소리 내어 웃는 아이의 모습에 저도 웃음이 나 주름살 몇 개가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관리사무소와 정문, 후문에 들러 감사의 마음과 함께 간식을 전해드린 후 집으로 돌아와 우리도 홈카페에서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사장님의 넉넉한 마음이 담겨 있어 그런지 세상 어떤 디저트보다도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자식 위한 이기적 복 짓기에 동참할 수 있게 좋은 글 써주신 이웃님들과 그 글에 뜨거운 댓글 호응으로
세상이 각박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 가슴 따뜻한 분들이 많구나.. 느끼게 해 주신 모든 이웃님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한 주말 보내시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
p.s. 지난겨울부터 아이와 제가 즐겨마시는 차입니다.
WINTER DREAM.. 차의 이름을 제 맘대로 의역해서 한 해의 끝과 시작을 모두 포함한 이 겨울에 원하고 바라는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아 요즘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있는 차이기도 합니다.^^ 꽈배기와 함께 차를 전해 드리면서 차의 의미를 알려드렸더니 다들 한 번 더 웃으셨습니다.^^
그 이후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어느 날 문득 착한 가게 사장님이 생각났습니다. 다음번에 다시 방문하겠다 말해 놓고 그러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전화를 걸어 아이 하교 시간에 맞춰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이 친구 엄마들에게 나눠 줄 생각이었습니다.
< 나눠 먹는 기쁨~ 함께 나누는 웃음과 행복~! >
시간 맞춰 가게로 갔더니 사장님이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사장님이 저를 먼저 알아보시고 인사를 하셨습니다.
"좀 전에 전화하셨던 분이죠?"
사실 그 가게에 방문했던 것은 지난겨울 딱 한 번 뿐이었습니다. 어떻게 2개월여 전 한 번밖에 보지 않았는데 목소리를 기억하냐고 물었더니 사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소리가 참으로 따뜻하고 다정했습니다. 그래서 유독 인상에 남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고맙다고 했더니 사장님은 오히려 자신이 더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지난겨울 카페에 올렸던 글 잘 봤습니다. 아내가 그 카페 회원인데 그 글을 제게 보여줬습니다. 그 글을 보고 감동받았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사장님은 그날도 꽈배기를 넉넉하게 챙겨주셨습니다. 그리고 1주년 이벤트 중이니 응모하고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코로나인데도 이렇게 문 닫지 않을 수 있어 고맙다며 감사 이벤트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기분 좋은 마음으로 가게를 나온 후 아이 친구 엄마들에게 모두 나눠 주며 이벤트 기간이니 한 번씩 가보라고 말했던 터였습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 문득 사장님 생각이 나 사장님을 위해 만원의 행복 이벤트를 해봐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 사장님이 바뀌었던 것입니다. 새로운 사장님에게 혹시 이전 사장님은 무얼 하시는지 알고 있느냐 물어보니 사업이 아닌 월급을 받고 일하시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이전 사장님에게 미처 하지 못했던 이벤트를 이제 곧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초년생이 되는 사장님을 위해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두고 온 아이 친구의 가방을 다시 가지러 갔을 때는 사장님은 보이지 않고, 사장님의 엄마가 대신 계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이 가방 가지러 왔습니다."
"아, 얘기 들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는데 초원의빛은 뭔가요?"
"아, 네.^^ 온라인에서 초원의빛이라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어요."
인사를 드리고 가게문을 열고 나왔는데 빗줄기는 더 굵어져 몇 걸음 가지 않았는데도 이미 샌들을 신은 발과 원피스 끝자락이 모두 젖어버렸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비록 몸은 모두 젖어버렸지만 마음만은 더없이 뽀송뽀송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눠준다는 것은 그렇듯 체온으로 모든 습기를 제습기처럼 제거해 뽀송뽀송하게 만드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던 그런 비 오는 어느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