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원의 빛 강성화 Nov 01. 2021

사랑 바보였던 그때 그 시절

10월을 떠나보내며...

사랑 바보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랑에 관해 쏘 쿨 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긴 했지만, 그런 변명으로 모든 것을 덮을 수는 없었습니다.


인정합니다. 저는 사랑 바보였습니다.^^


평소에냉정과 열정을 수시로 넘나들어도 이건 아니라 생각하면 어김없이 냉정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사랑과 이별 앞에서는 그러질 못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아닌 걸 알면서도, 그렇게 머리와 가슴으로는 다 알면서도 가슴속에서 밀어내지 못하고 머물렀던 사랑의 감정과 흔적들. 그것들을 미련스럽게도 빨리 훌훌 날려 보내지 못했습니다.


결혼이 늦어진 까닭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하고, 빠른 승진과 바쁜 업무에도 항상 웃는 얼굴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않았는데..


깊은 밤 홀로 텅 빈 오피스텔 침대에 누워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정리되지 않은 감정과의 힘겨운 싸움으로 어김없이 흔한 사랑과 이별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랑 바보였던 그때 그 시절, 10월의 마지막 날 썼던 글입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쓴 후 거짓말처럼 전 정리되지 않았던 그동안의 모든 감정들을 훌훌 날려 보냈습니다.


새로운 사랑을 맞이하기 위해 굳게 닫혀있던 마음의 빗장을 풀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다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고, 이듬해 봄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지금 이 순간, 사랑과 이별로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작으나마 위로와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1. 10. 31 가을밤에..


10월의 마지막 날, 저도 그 흔하디 흔하다고 하는 사랑 타령 한 번 해볼까요?^^

 

어떤 이들에게는 그저 다른 날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가을날 중 하루일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10월의 끝자락인 이 날에 작으나마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이유는 유난히 사랑이 그리워지는 계절이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슴속 사랑의 불씨가 빛을 다해 버린, 아직 사랑을 이루지 못한 혹은 지난 사랑을 아직 잊지 못한 이들이 느끼는 한 해의 끝자락을 향해 가는 아쉬움과 쓸쓸함, 그리고 가슴 시림이 가을밤처럼 깊어져만 가기 때문인 듯합니다.


저 또한 그 수많은 사랑 바보들 중 한 사람입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다시는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 주지 않을까 봐 두려운 것은 아닙니다. 그저 나를 향해 손 내밀며 다가오는 누군가를 향한 내 심장의 온도가 혹여라도 다시는 뜨거워지지 않을까 겁이 나고 걱정되는 바보 같은 사랑 염려증(?)이 문제일 뿐.


언제부터였던가 부족한 것이 많은 것도 다행이라 생각하며 조금씩 내 빈 그릇을 채워가는 즐거움을 알게 되는 삶의 의미와 조우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무지를 벗어난 앎의 즐거움, 건강한 육체의 감사함, 함께 웃음 지으며 느끼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 그런 모든 것들을 위해서는 나름대로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랑에 대한 나의 내면 아이는 그냥 가슴 저 밑바닥에 웅크린 채로 방치해 두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불 꺼진 방 어둠 속에서 잠을 취하려 누웠는데 뜬금없이 나도 모르게 뜨거워진 눈시울..

겨울 내 꽁꽁 얼었던 얼음이 봄의 기운에 무방비 상태로 녹아져 내리듯 가슴속 통증이 고스란히 눈물로 녹아 주체할 수 없이 계속 흐르는 바람에 흠뻑 젖은 베갯잇을 바꾸기 위해 다시 불을 켰을 때 퉁퉁 부은 거울 속 내 모습과 마주쳤을 때의 당혹감..

그래도 눈물을 참고 있을 때보다 이렇게 속시원히 우니까 정신 건강엔 좋겠구나.. 하며 스스로 마음을 어루만지며 억지 미소를 짓는 나를 보는 멋쩍음..

이러다가 내일 아침 일어나면 눈 부어 큰 일인데 싶어 녹차 머금은 화장솜을 냉동실에 넣었다 꺼내어 눈두덩 위에 올려놓는 현실감을 반복하며..^^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그토록 뜨겁고 열정적이며 낭만적이라 생각했던 사랑은 이제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사랑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하지 않게 되는 것은 사랑 때문에 더 이상 상처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사랑에 언제나 목마르지만 사랑이 두려워 사랑의 주변을 서성거리다가 그냥 돌아서 버리는 상처 입은 우리들의 모습. 그 상처 입은 마음에 더 이상 늦기 전 이젠 따뜻한 손을 내밀어 어루만져 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서로를 깊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인생의 맛과 멋을 모두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적어도 인생의 참맛과 참멋을 잊고 살아 나이 들어 후회하는 일은 만들지 말았으면 합니다.


비록 나이가 들었더라도 그만큼의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이해력과 포력으로 더 많이 더욱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가슴 또한 우리는 지니고 있다는 것을 잊.지.말.기!^^


10월의 마지막 밤이여~!

안.녕~!



이 가을에 사랑이 찾아오도록 마음을 열자.
사랑에 빠지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용기를 내어 사랑을 하자.
사랑을 불러내고 사랑을 만나자.
아무리 커다란 문도 작은 열쇠로 열린다.
아무리 커다란 나무도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다.
우리들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서로 마음을 열면 사랑이 찾아와
우리들의 마음을 가득히 채워줄 것이다.

- 용혜원님의 '우리 서로 행복할 수 있다면' 중 -


ps. 지난주 금요일 오후에 모더나 2차 접종했습니다. 주말 동안 몸살 앓고 겸사겸사 푹~ 쉬며 이제 컨디션 회복했습니다.^^



written by 초원의

illustrated by 순종

그림 속 사귐 - Daum 카페 :  '그림 속 사귐'에서 순종님의 다양한 그림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Always be happy!*^_____________^*





* 오늘의 추천곡 *


Cecile Bredie의 'The Autumn Leaves(Les feuilles mortes)'

https://youtu.be/T61aM_W_9GQ


버블 시스터즈의 '바보처럼'

https://youtu.be/4H3VD77DhAE



[ 어느 이별, 그 마지막 만남 속 비하인드 스토리..]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었습니다.

'바보처럼' 노래 가사처럼 헤어지러 가는 길인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저 마지막 모습이라도
예쁘게 기억되고 싶었습니다.

우리의 첫 만남은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모였던 자리였습니다.
그 사람들 중 유독 제가 그의 시선과
마음에 머물렀나 봅니다.

이별하러 가기 전 처음 만났던 날 입었던
옷과 스카프, 구두,
그리고 립스틱과 향수를 뿌리고 나갔습니다.

그렇게 처음 봤던 날처럼
마지막 모습이라도 예쁘게 기억되고 싶어서..

그런데 아름다운 이별은 그저 노래 가사에만
있는 것이란 걸 곧 깨달았습니다.
아름다운 이별을 하리라 마음 먹고 나갔지만,
슬프고, 아프고, 쓸쓸한 이별만 있을 뿐,
아름다운 이별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단풍이 곱게 물들기 시작했던 어느 가을 밤,
그렇게 저는 아름다운 이별이 아닌
'Only 이별'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추억해 보니
그날의 이별은 그저 'Only 이별'이 아닌
'아름다운 이별'이었습니다.

'시간'이 그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는
지금의 단풍처럼...


김건모님의 '아름다운 이별'

https://youtu.be/7oBfZAgBZJA



* 사진 출처 : Pixaba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