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스를 듣다 보니 가장 이른 시기에 최저 기온으로 역대 세 번째라는데. 가을에 입을 분위기 있는 옷들을 미처 꺼내 입어 보지도 못했고, 온전한 가을 날씨를 느끼며 하늘바라기 하는 행복을 많이 누리지도 못했는데 설마 이대로 안녕을 고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요즘 우리 작가님들이 다들 바쁘신 듯합니다. '브런치 북' 프로젝트 영향이 크겠지요?^^
저도 아무래도 출판 계약 후 퇴고 진행 중이다 보니 브런치에 머무는 시간이 전보다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사실 계약 전에는 아주 늦은 새벽에 잠들기도 하고 이래저래 컨디션 관리에 소홀했습니다.
그런데 백신 접종 후 한동안 컨디션 난조도 있었고, 계약도 하다 보니 가장 신경이 쓰였던 것이 바로 건강 문제였습니다. 아직 백신 2차 접종도 해야 하고, 건강 검진도 코로나로 계속 미루고 있어 11월 중에는 해야 하다 보니 건강 관리에 신경을 써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단 것을 알고 있으면서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몸을 혹사시켰습니다. 요즘 들어 문득 계속 이러다간 몸이 파업을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다 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래서 말로만 건강 조심하라 할 것이 아니라, 내 몸부터 챙기고 남 걱정도 하자 싶었습니다.^^
우리 모두 건강할 때 건강 관리해요~!^^
가끔씩 이웃 작가님들이 댓글로 물어보시곤 합니다. 제 글 속 등장하는 그림이 제 글과 참 잘 어울린다고, 그림이 참으로 따뜻하고 좋다고. 그림 그리는 순종님은 누구냐 물어보셨습니다.
illustrated by 순종
오늘의 주인공 '순종'님은 바로 우리 둘째 형부입니다.^^
< illustrated by 순종, 그는 바로 나의 형부^^ >
형부는 58세에 공무원 명예퇴직을 하시고, 작년 59세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미술학원 근처에는 가보지도 않았고, 명퇴를 하시기 전에는 붓 한 번 잡아보지 않았던 분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유튜브를 보며 배우고 있다며 그림을 뚝딱뚝딱 그려 우리 가족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사실 우리 친정 가족들은 미술 쪽으로 재능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형부의 그림 솜씨에 더 놀랄 수밖에요. 그런데 얘기를 듣다 보니 형부 아버지가 그림을 잘 그리셨다고. 교직 생활할 때부터 그림에 조예가 깊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렇지요. 역시나 유전자의 힘이었습니다.
지난해 가족 모임이 있을 때 우리 가족들은 언니 집에 들러 형부가 그린 그림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왔습니다. 우리 가족들이 형부의 재능에 감탄하며 칭찬을 하니 언니도 형부도 얼굴에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언니는 명퇴한 형부를 화백(화가 백수)이라고 불렀지만, 그 호칭 안에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형부의 새로운 재능에 언니 또한 감탄하는 마음이 들어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형부의 인생 2막이 열리다 >
언니와 형부는 몇 년 전 오랫동안 살던 시내를 벗어나 전원주택을 지어 살고 있습니다. 오래전에 사놓은 땅도 있어 주말이면 그곳에 가 소일거리도 하며 지냅니다. 퇴직을 하면 농부의 삶을 산다고 호언장담(?)하던 형부였는데, 솔직히 제가 봐도 형부는 농부 체질은 아닙니다.^^
농부의 삶은 그저 부캐일 뿐 요즘 보면 본캐가 화가가 된 듯합니다.^^ 농사일은 그저 거들뿐,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형부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형부가 그린 그림을 볼 때면 마음이 참 따뜻해지고 평화로워집니다. 그림을 그리는 형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 느껴졌습니다.
<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이 느껴진다 >
퇴직 후 형부는 30여 년째 교직 생활을 하고 있는 언니의 출퇴근길을 동행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 중 유난히 겁이 많은 둘째 언니는 가족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운전하지 않는 삶을 택했습니다.
저도 한 때 그런 언니를 보며 운전하면 좀 더 편히 살 텐데..라는 생각을 했지만, 차라리 언니는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렇게 겁이 많은데 운전대를 맡겼다가 사고라도 나면 더 큰 일이니 그냥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둘째 언니는 제게 있어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아프단 소릴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주말이 끝나가는 일요일 저녁 8시 넘어 갑자기 언니가 전화가 왔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었더니 백신 접종 전 잘 먹고 컨디션 관리 잘해야 한다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통화 마지막에 용돈 보내 줄 테니 맛있는 거 사 먹고 건강 관리하라고 하는데 순간 콧등이 시큰해졌습니다.
지난해, 출판을 계획하기 시작하면서 형부에게 책에 삽입될 그림을 부탁했습니다. 처제가 에세이집에 형부의 그림을 실어주겠노라~! 호언장담을 했습니다.^^ 그래서 형부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는 중간중간 제가 원하는 그림을 그려줬습니다.
그러다 올봄쯤 출판사 관계자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중간중간 그림이 들어가면 출판 비용이 얼마나 추가가 되냐 물어봤는데, 최소 몇 백은 든다고 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순간 급 소심 모드가 되었습니다.
혹시나 원고 투고 후 채택이 안 되면 자비로라도 출판을 할 생각이었는데, 그림 비용이 추가가 되니.. 그래서 바로 둘째 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사정이 이러이러하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언니가 좀 비용을 보태줘야 하지 않겠느냐. 형부 그림이 책에 실린다는데 그 정도는 언니에게 우습지 않으냐~! 뭐 이런~--;;
그런데, 다행스럽게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원고 투고 후 바로 다음 날 연락이 와 좋은 출판사와 계약일 진행했고, 출판사에서는 그림까지 준비되어 있어 좋아했습니다.
< 내가 원하는 그림과 사진을 주면 이렇게 뚝딱~! >
사실 형부가 이미 많은 그림을 그려줘서 그중에서 골라도 됩니다. 하지만 아직 출판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가끔씩 우리 가족이 사진 찍은 것 중 마음에 들거나 원하는 스타일의 그림이 생각나면 형부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면 하루 이틀 후 그림이 뚝딱~! 하고 완성이 됩니다.
형부의 인생 2막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제 책의 그림은 형부가 맡아 주실 거죠?^^
ps. 오늘 소개해 드릴 이웃 작가님은 바로 '에너지드링크' 작가님입니다.^^ '인생 약사'라는 부캐를 지닌 작가님으로 필명처럼 정말 비타민처럼 톡톡 튀는 에너지가 느껴지는 분입니다. 작가님의 댓글을 볼 때마다 웃음이 빵~ 터지곤 합니다. 짧은 댓글 한 줄에도 작가님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작가님이 얼마 전 출간 소식을 전했습니다. 저도 지난 화요일 책이 도착한 당일 새벽 3시까지 다 읽고 잤습니다. 책 제목은 <미라클 루틴>입니다. 건강한 루틴으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방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