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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원의 빛 강성화 Nov 09. 2021

트라우마를 벗어나 다시 글을 쓰게 된 계기

시민 활동을 시작하게 되다.

지난 글을 통해 썼던 납치와 스토킹의 경험은 제 인생에 있어 참으로 충격적인 사건들이었습니다. 다행히 그런 공포의 순간들은 하늘의 도움으로 무탈히 잘 지나갔지만 트라우마는 남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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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 인해 8년여 동안 글을 쓰며 소소한 행복을 느꼈던 카페 활동을 자제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결혼과 출산을 했고, 7년 여가 지난 2년 전 어느 날 지역 소식을 확인하러 들어간 카페에서 우연히 지역의 이슈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재우고 수개월 동안 새벽 2,3시까지 전공과 무관한 내용을 공부하며 안전기사 자격증 필기 합격 후 실기 시험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시민 몇 명이 우리 지역의 피해를 막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하던 공부는 해야 하고 잠은 부족한 현실에서 적극적인 오프라인 활동은 어렵다 보니 카페에 글을 써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독려에 도움을 줘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시민단체를 돕기 위해 그들을 대신해 문화 축제 홍보와 행사비 마련을 위한 후원금 모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라도 작으나마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움을 줘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글쓰기. 7년여 만이었습니다. 지역 카페에서 '초원의빛'이란 필명을 사용하며 가뜩이나 공부하느라 부족한 잠을 더 줄여가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제 생애 다시없을 만큼 열정을 쏟았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초원의빛으로 활동하며 쓴 글이 180여 개. 한 곳에만 썼던 것이 아니라 네이버 지역 카페 세 곳과 다음 카페 한 곳 총 네 곳, 그리고 가끔씩 우리 아파트 밴드까지.


글 한 편을 쓰는데 걸리는 시간도 최소 2,3시간이었지만 그 글을 조금씩 수정해 여러 곳에 올리는 시간만 1시간 여가 소요되었습니다. 무엇이 저를 그토록 가슴 뜨겁게 만들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때 그 순간 가슴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해야 하다 보니 조금만 도움을 주려 시작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일의 중심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시민 활동을 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통화를 하곤 했던 공동대표님의 부탁으로 문화축제 바로 전날 급히 새벽까지 시민 발언 내용을 준비해 수백 명의 시민들 앞에 서기도 했고,

< 이런 일로 사람들 앞에 서게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


그 대표님이 혼자 1, 2부 사회를 모두 진행하니 집회 분위기가 난다며 각종 공연이 진행되는 1부 진행을 맡아 주면 좋겠다고 해서 또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문화 축제 사회를 맡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축제 며칠 전에 부탁을...(문화 축제는 총 3차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 어쩌다 문화 축제 사회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


아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에 대해 남편은 그 누구보다 저를 믿어 주며 제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응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린 딸도 그런 엄마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하며 언제나 엄마의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 주었습니다.


사회를 보게 된 행사에 시부모님이 참석해 가장 맨 앞 줄에 앉아 며느리를 응원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가족들의 이해와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머님은 맨 앞자리에서 직접 찍은 사진 두 장과 함께 문자를 한 통 보내셨습니다. 그날은 초겨울 날씨의 비 오는 어느 주말이었습니다.


< 어머님은 언제나 든든한 내 편 >




문자에는 수백여 명의 시민들 앞에서 사회를 보느라 우산을 쓰지 못하고 비를 맞고 있던 며느리가 혹여나 감기에 걸릴까 봐 걱정하는 어머님의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그날 비에 젖은 옷을 통해 전해지 추운 날씨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주말 귀한 시간을 할애해 그곳에 모였던 수많은 사람들의 눈빛,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함께 온 아이들의 모습, 추운 날씨 속에서도 우산을 쓰며 두 시간 이상 진행되었던 행사장을 떠나지 않고 함께 힘이 되어 주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제 체온을 따뜻하게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날의 풍경이 각인되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모두 벗어던지고 다시 온라인 상에서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축제 당시 시민 발언 내용 ]

안녕하세요?
저는 OO에 살고 있는 6살 딸아이의 엄마,
그리고 지역 카페에서 초원의빛으로
활동하고 있는 OOO입니다.

지금 여기 딸 유치원 친구 엄마들도 함께 왔는데
그녀들도 평소 저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책과 음악을 좋아하고,
평화주의를 지향하는 평범한 시민 중 한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오늘 거리의 광장,
그것도 무대에 서는 날이 오리라곤
살면서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또 그런 제가 이렇게 무대에 선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편안하고 즐거운 주말을
보내고 있어야 할 이 시간, 거리의 광장으로 나온
여러분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일전에 한 기사에서 OOOO 문제에 대해
어느 정치인이 힘의 논리를 운운하며
OOO의 완승이다라고 표현한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청정OO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OO는
이제 우리 시민들이 나서서 지켜야 할 듯합니다.

누구를 위해 누구를 희생해야 한다는
구시대적인 발상,
서울대 교수님 외 우리나라 관련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 또한
있을 수 없는 위치 계획이라고
입을 모을 만큼 명분이 있는,
그것도 한 도시의 시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될
중대한 사안에 대해 우리 시민들은
그냥 좌시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 중심에 시장님은 물론 의원님들 외
모든 관계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 있듯이
우리 시의 모든 권력은 우리 시민들에게
있음을 명심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각자 수많은 스토리를
지닌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과
지금처럼 '청정OO'에 살기 위해
누군가는 고향을 떠나지 않는 것이며,
또 누군가는 이곳으로 이사와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바라건대 시장님이 이 사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강경하게 대응해
우리 시민들의 생존권과 재산권이 침해받지 않고,
지금처럼 이곳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살아갈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기를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본디 리더는 자신의 안위보다는
그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위해
모진 풍파에도 방패와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시민들의 입장에서 뜻을 같이 하며
시민들을 위해 일해 주지 않는 리더는
그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 시민들을 위해 앞장서서
열심히 일해 줄 사람을 원해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고,
믿고 기다려왔고, 또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그에 응답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최근 시청 회의에
두 번 참석하며 느낀 점은
시민들과의 소통 부재 혹은 회피가
모든 문제 발단의 씨앗이 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시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소통의 기회가 보다 더 많이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여기 우리 시민들의 눈과 귀,
손과 발이 되어 주리라 약속하셨던 시의원님들
와 계시면 손 한 번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여태껏 살면서 시의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본 것도 처음입니다.

우리 시에는 시의회장님 포함
총 9명의 시의원님들이 계셨습니다.
송구스럽긴 하지만,
제가 시민들의 마음을 대표한다 생각하고
감히 한 말씀드리려 하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시의원님들은 우리 시민들이 이렇게
거리의 광장으로 나올 때까지
우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리더가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함에 있어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 옆에서
어떠한 진심이 담긴 충언을 해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 우리 시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시고,
앞으로 의원님들의 시선이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시민들을 향하고, 우리 시민들을 위해
좀 더 열심히 일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언론사 기자님들에게 부탁드립니다.
OOOO 반대가 외부에서
단순한 님비현상으로 비치지 않도록
우리 시민들은 정치적 희생양이고,
제3기 신도시 교통정책의 피해자이며,
그 교통정책 또한 관련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조차
'아니다'라고 말하는 '명분 있는' 반대임을
기사로 잘 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때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듯
거리로 나온 사람들의 숫자가
무언가를 판단하는 데 있어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해당 관계자분들은 가슴에 새겨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는
저를 이해해 주고 응원해 주는
남편과 딸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상으로 발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열정의 온도'는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

https://brunch.co.kr/magazine/mypassion




written by 초원의

illustrated by 순종

그림 속 사귐 - Daum 카페 :  '그림 속 사귐'에서 순종님의 다양한 그림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Always be happy!*^_____________^*





* 오늘의 추천곡 *


Isao Sasaki님의 'Butterfly in the rain'

https://youtu.be/LgYwG_G-T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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