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반짝이는 별을 보려면 어둠이 필요하다.

이별은 진정한 사랑을 만나기 위한 과정일 뿐이야.

by 초원의 빛 강성화

[ 행복한 엄마가 전해주는 삶의 메시지 ]


우리는 헤어진 사람과의 마지막 작별 인사에 대한 기억을 두고두고 회상한다. 이별을 아쉬워하던 그의 눈빛이나 힘없이 돌아서 가버리는 쓸쓸한 뒷모습 등. 그러한 장면을 반복해서 회상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헤어짐의 현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은 서로 헤어져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받아들이는 작업이며, 서로가 이별을 애달파하고 슬퍼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또 내가 상대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었는가를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런 믿음이 있다면 우리는 과거를 소중히 간직하고 각자의 길을 떠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작별이란 그동안의 만남에 종지부를 찍는 작업이면서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만남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 김혜남의 ‘어른으로 산다는 것’ 중 –




애별리고(愛別離苦).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을 뜻하는 불교 용어로 팔고(八苦, 여덟 가지 고통) 중 하나라고 해. 살아가면서 수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경험하게 될 거야. 그것들 중 그 무엇 하나 힘들고 아프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가장 큰 고통이라고 느껴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애별리고가 아닐까 싶구나. 사랑하는 이들과의 생별(生別)과 사별(死別)로 인해 겪는 괴로움과 고통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겠니.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연인과 부부 사이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 모두에 해당되는 만큼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고통이란다.


사랑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이별의 아픔을 경험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과 같은 의미기도 해. 그만큼 이별을 해야 하는 사람도 이별을 하는 방식도 다양할 수밖에 없어. 애별리고의 아픔에 대해 얘기할 때 우리는 흔히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에 대해 많이 언급하곤 한단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노래와 시들 중에서 사랑과 이별에 대한 내용을 뺀다면 무엇이 더 남을까. 그만큼 많은 이들의 머리와 가슴에 이별에 대한 아픔과 기억이 오랫동안 남아 삶의 전반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일 거야.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서 괴롭고 사랑하는 사람은 헤어져서 괴롭다는 말이 있어. 헤어지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헤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괴로운 것일 거야.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이 어디 있을까. 이왕이면 아름다운 이별로 마무리하고 싶지만 그것은 단지 바람일 뿐 아픈 이별만이 존재할 뿐이야. 이별을 선택하는 것이 나를 위해 혹은 서로를 위해 옳은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해도 이별의 순간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 누구에게나 힘들고 아픈 일일 수밖에 없어.


하지만, 고통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야. 비록 고통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을 대하는 방식은 우리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이란다.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지. 걸려서 넘어져 방해가 된다 생각하면 걸림돌이 되는 것이고, 그걸 기반으로 딛고 일어서면 디딤돌이 되는 것처럼 말이야. 아름다운 이별 대신 아픈 이별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야. 한 때 자신의 전부라 생각하며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져 봐야 자신에게 찾아온 인연과 사랑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법이니까.





엄마도 이별의 괴로움으로 수많은 날들을 고통의 시간 속에서 보냈던 적이 있단다. 한 때 세상을 다 가진 듯 반짝거리며 빛이 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리고 세상을 다 잃어버린 듯 텅 비어 버린 가슴을 부여잡고 길을 잃은 사람처럼 방황하던 날들도 있었지. 나이가 들수록 무지를 벗어난 앎의 즐거움, 건강한 신체의 고마움, 함께 웃음 지으며 느끼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며 살아왔어.


하지만 이별로 인한 상처로 인해 사랑에 대한 나의 내면 아이는 그냥 가슴 저 밑바닥에 웅크린 채로 방치해 두기만 했던 것 같아. 나이가 들수록 그토록 뜨겁고 열정적이며 낭만적이라 생각했던 사랑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기도 했어. 사랑 때문에 또다시 상처 받고 싶지 않기에 더 이상 기대하지 않게 된 것인지도 몰라. 사랑에 언제나 목마르지만 상처가 두려워 서성거리기만 하다 그냥 돌아서 버리는 수많은 사랑 바보들 중 한 사람이었던 거야.


앞으로 살아가면서 다시는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 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은 아니야. 다만 나를 향해 손 내밀며 다가오는 누군가를 향한 내 심장의 온도가 혹여라도 다시는 뜨거워지지 않을까 겁이 나고 걱정되는 사랑 염려증(?)이 문제였던 것이지. 세상에 걱정을 미리 사서 하는 것만큼 쓸데없는 건 없다고 하잖아. 사랑 염려증도 말 그대로 결국은 그저 기우일 뿐이었어.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 순간 또다시 사랑은 소리 없이 찾아왔고, 내 심장의 온도 장치는 시간이 지나도 녹슬지 않고 잘 작동하더구나.




아픔을 없애는 최선의 방법은 또 다른 아픔을 지어내는 일이고, 자기 슬픔을 식히는 최선의 길은 타인의 슬픔 속으로 들어가 보는 일이라고 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세상 그 누구에게나 삶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란다. 불운의 화살이 나만 피해 갈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내게만 오는 것은 더더욱 아니야. 이별의 고통으로 견디기 힘들 땐 마음껏 아파하고 슬퍼하며 눈물 흘리렴. 굳이 강한 척 애써 마음을 숨기고 울음을 삼킬 필요는 없어. 눈물이 너를 약하게 해 무너지는 일은 없을 테니까.


이별 의식을 충분히 치러야 마음에서도 놓아줄 수 있는 법이란다. 그러니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아파하고 마음껏 슬퍼하렴. 이별 의식을 충분히 치른다면 애별리고가 남기고 간 추억이라는 선물과 사람, 그리고 인생에 대한 이해와 깨달음으로 한층 더 깊어진 자신과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렴. 서로의 마음이 달라졌다고 해서 그동안 함께했던 추억들까지 없던 것이 되는 건 아니야. 그 추억들은 우리가 사는 동안 영원히 함께할 거야.


사랑을 시작할 때의 첫 마음도 중요하지만, 그 끝맺음은 더 중요한 것이란다. 사람은 자고로 머물렀던 자리를 보면 떠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알 수 있는 법이야. 한 때 자신의 전부라 생각하며 온 마음으로 사랑했던 사람이잖아. 그러니 돌아서면 이제 영영 보지 않을 사람이지만 이별의 순간에도 예의를 꼭 갖춰 주렴.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덜 상처를 주고 그 상처로 인해 오래 힘들어하지 않도록 말이야. 그건 상대방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네가 했던 사랑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행복해하고 이별에 눈물을 흘리면서 수많은 슬픔과 아픔의 밤을 보내게 된단다. 어쩌면 그런 감정 또한 사람으로 태어나 누릴 수 있는 하나의 특권이 아닐까 싶어. 사랑의 아픔과 이별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사랑할 대상이 없음을 두려워하라는 말이 달리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아. 물론 나도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이별 앞에서 잠시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어. 차라리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고 말이야. 하지만 시간 앞에서 모든 기억은 추억으로 남는 법이란다.


유명한 시인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도 이렇게 말했어. 추억이 많으면 그것을 잊을 수도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그 추억이 살아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이야. 삶은 추억으로 채워지는 거야. 그 누군가와 사랑하고 이별했던 추억은 그중에서도 가장 의미 있는 일이란다. 이별을 겪었던 그 순간에는 고통과 아픔만이 느껴질 수밖에 없어.


시간이 흐르면 차차 알게 될 거야. 인생에서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준 이가 있어 고마웠노라고 말이야. 엄마도 그랬어.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비록 서로가 함께한 사랑의 시간은 길지 않고 영원하지 않지만 그 사랑의 기억은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도록 남아 있으니까. 뜻하지 않은 이별이었지만 그 이별이 아프고 원망스러워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인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잖아. 헤어져야 사랑을 안다는 노래 제목처럼 더욱더 큰 사랑을 깨닫기 위해 그토록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 상처와 아픔으로 인해 더욱더 견고해져 가는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날이 올 테니까.





쉽고 평탄하기만 한 인생이 어디 있겠니. 돌이켜보면 우리의 삶엔 크든 작든 늘 고비가 기다리고 있었어. 그래도 결국엔 그 모든 것들을 그런대로 무사히 잘 보내고 지나왔던 것 같아. 가슴에 불덩이를 삼킨 것처럼 너무나도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두렵고 걱정이 될 때도 있을 거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야.


이별의 후유증으로 앞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 이거 하나만 기억해 주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라는 것을 말이야. 다행히도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고,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는 것처럼 기억이란 것도 시간을 이기지 못해. 시간이 지나면 어제 일처럼 선명하던 기억들도 결국엔 희미해지고 잊히기 마련이거든. 그래서 살아본 사람들은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말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누군가에게 의사의 처방전처럼 담담하게 말해주는 것인지도 모르겠구나.


천둥번개를 동반하고 온 세상을 암흑으로 물들이는 몰아치는 폭풍우도 언젠가는 그치기 마련이란다.


폭풍우가 그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이 다시 비치는 것이 바로 자연의 이치고 선물이야. 그리고, 폭풍우가 지나간 자리의 푸른 하늘과 초록의 산은 전보다 훨씬 더 깊고 선명하게 보이는 법이란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야. 천둥번개가 치는 폭풍우처럼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련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비로소 느끼게 될 거야. 인생에 있어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감사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말이야. 그래서 모든 헤어짐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거야.




생각보다 인생에서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아. 그런 의미에서 네게 주어진 삶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사랑과 이별을 경험해 보는 것도 선물 같은 것이란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보려면 그 별을 더욱더 돋보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둠이 필요한 거야. 그러니 이별의 아픔을 미리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그 슬픔 속에서도 너무 오래 머물지 않았으면 해.

사랑한다, 내 딸. 지금처럼 행복하자!



ps. 우리의 인생에 있어 사랑이 부재한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한 거야. 이별은 좀 더 성숙해진 나를 만나고 진정한 사랑을 만나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렴.




나는 오랫동안 사랑을 모르고 살아왔다. 때로는 사랑에 대한 깊은 불신으로 사랑으로부터 도망치기도 했고 때로는 상처 때문에 마음의 빗장을 친 채 고립을 기꺼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랑을 모른다는 것은 삶을 모른다는 것이고 사람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을 알게 될 즈음에 비로소 삶과 사람까지도 알게 될 것인가? 그리하여 나는 다시금 가만히 소망한다.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 깎아지른 절벽과 험준한 암벽을 가지고도 산이 고고하고 아름답듯이 상실과 실패와 상처 속에서도 사랑을 찾아가는 삶의 여정을 멈추지 않게 되길, 진정한 사랑이 찾아오면 도망치지 않고 죽도록 사랑할 용기를 잃지 않길.

- 김별아님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 중’-



written by 초원의빛

illustrated by 순종


Always be happy!*^_____________^*


* 오늘의 추천곡

쇼팽 에튀드 op.10 no.3 이별의 노래

https://youtu.be/xgzzedM1bHY





[ '행복한 엄마가 전해주는 삶의 메시지'를 말하다 ]


서른일곱 다소 늦은 나이에 결혼해 이듬해 얻은 소중한 딸과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아이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순간 잠시 스치고 지나간 생각에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문득 예기치 못한 일들로 딸 곁에 오래 머물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엄마가 부재하더라도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길라잡이가 될 수 있는 글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한 엄마가 전해주는 삶의 메시지'는 엄마로서, 인생 선배로서, 멘토로서 내 아이는 물론 모든 자녀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행복한 삶을 응원합니다!^^


*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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