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오후 3시경 브런치 알람이 울리길래 누가 또 라이킷이나 구독 신청을 했나 확인을 해봤더니 어떤 글 하나가 조회수 1000을 돌파했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사실 이전에 썼던 글도 한 번 그랬던 적이 있었습니다. 브런치 활동하니 또 이런 색다른 즐거움도 느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그 당시 첫 노출이다 보니 어디에 노출되었는지 찾아보다 결국 못 찾고 말았던 기억이..--;(나중에 유입경로를 보니 다음이 아닌 카톡이란 것만..)
< SNS 첫 등극한 날 >
그래서 이번엔 어디에 노출되었나 찾아보니 이렇게 다음 홈&쿠킹 메인에 딱~^^
< 이게 웬 일~ 다음 메인에도~!>
< 이게 또 뭐라고 혼자 신남 >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리니 이게 모두 자기 덕분인데 뭐 없냐고..ㅡㅡ; 가끔씩 기분이 좋거나 잘한 일 있을 때 만 원, 이만 원 그렇게 팁 형식으로 주다 보니 저렇게 또 손을 얹는.. 습관이란 것이 그래서 무서운 것이겠지요.^^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그게 또 뭐라고 별 일 아닌 걸 알면서도 조회수가 올라갈수록 내 기분도 덩달아 업~ 되는...^^;(그런데 같은 경험하셨던 분들~ 저만 그런 건 아니지요?^^)
사실 몇 달 전 친정 오빠와 대화하다 요즘 다시 출판을 위해 글을 쓰고 있다고 하니 오빠가 살짝 가볍게 생각하더군요. 돈 안 되는 일에 너무 에너지 쏟지 말라고..ㅠㅠ(물론 나이 들어가는 동생이 잠 줄여가며 새벽까지 글 쓰고 하다 건강 상할까 하는 마음도 있겠지요. 게다가 친정 오빠는 나름 베스트셀러 경험 있는 인세 받는 남자다 보니 출판계 상황을 잘 알다 보니..)
그런데 최근 동생이 브런치 작가 활동하며 구독자 수도 많이 늘고 또 이렇게 메인에 노출되는 일이 생기니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말을 아끼는 오빠의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 오빠가 달라졌어요~! >
(공대 출신 오빠야~ 그런데 '볼께 → 볼게'로 바뀐 지 오래되었어.--; 하긴 몇 달 전 행시 출신 고위 공무원인 분과 카톡 할 일이 있었는데 그분도 ~께로 쓰더라. 그래 나도 전엔 그리 배웠지. 나이 듦의 산물이라 생각하자.--;)
수필집 한 권 출판한 것이 전부인 이름 없는 작가의 책을 그렇지 않아도 유난히 어렵다는 요즘 출판 시장에서 돈 안 들이고 출판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전 일단 다 써 놓고 나중에 출판사 두드리자 마인드로~ 그래서 일단 쓰기부터...--;)
그런데 동생의 책 출판에 대해 시큰둥했던 오빠가 저리 나오니 갑자기 믿을 구석이 생긴 듯 든든한 이 마음은 무엇일까요?^^ 이것이 바로 능력 있는 오빠를 둔, 아니 아니 소셜의 힘인가 봅니다.^^
지난 주말 역시나 또 찾아온 비 소식에 8살 딸이 이렇게 외쳤습니다~
"엄마, 아빠~ 홈캠핑 또 해요~~~!"
아... 시작을 말았어야 했거늘.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 그래서 우리 부부는 또 거실에 그늘막 텐트를 쳤습니다.(이럴 줄 알았다면 원터치로 살 것을...)
< 이 구역은 린이 야드~ 내 텐트는 내가 꾸민다~! >
텐트만 쳐주니 한동안 조용한 딸. 텐트 안은 혼자 꾸미겠다고 하더니 이방 저방 왔다 갔다 하며 이것저것 가져오더니혼자서 바쁩니다.^^
< 그래, 고맙다. 꾸며 달라 부탁하지 않아서.. >
딸이 텐트를 꾸미는 동안 간단히 아침을 준비하려 했더니 언제 또 다 꾸몄는지 주방으로 쪼르르 달려왔습니다.
"엄마, 오늘 아침은 뭐예요?"
"떡이랑 샌드위치 간단히 만들어 샐러드랑 먹을 거야."
"엄마, 오늘 제가 만들래요. 제가 아침 차려 볼래요."
아.. 아무리 여유로운 주말 아침이라고 하나 요녀석 또 쪼물락 거리다간 언제 또 아침을 먹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어쩌겠습니까. 직접 차려 주고 싶다는데..(사실 며칠 전 아빠가 차린 저녁 밥상 이야기를 글로 쓰니 그것이 또 샘이 났던 영향도..--; 엄마를 두고 항상 아빠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엄마바보 딸이라서..^^)
그런데 요녀석, 어깨너머로 본 것이 있다고 제법 흉내를 내 차렸습니다. 양상추는 씻어서 찢어 먼저 깔고, 과일은 위험해 껍질만 깎아줬더니 저렇게 썰어서 올려 놓았습니다.^^
샌드위치는 달걀 프라이 뒤집을 때만 도와주고(달걀은 굳이 또 직접 깨뜨리겠다고..--), 슬라이스 햄 뜨거운 물에 데쳐 줬더니 젓가락으로 굽고, 식빵 구워 딸기잼 발라 뜨거운 달걀 위에 늘어나는 체다치즈까지 올려서 칼로 살살살 이등분 해서 이렇게 차려 놓았습니다.(베이비채소 찾더니 저렇게 데코까지..^^)
< 딸아~ 제법이다~ 결혼해도 되겠다.^^ >
가끔씩 간식으로 이렇게 샌드위치를 만들어 줬더니 그걸 또 기억해서 저렇게..^^
< 난 엄마가 해준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 린 - >
돌밥, 돌밥, 돌밥. 딸이 차린 정성스러운 늦은 아침을 먹고 조금 놀다 보니 점심시간은 또 다가오고.. 간장 비빔국수가 먹고 싶다는 부녀의 말에 국수면을 삶았습니다. 그래, 지난번 요청에 비하면 간단하니 좋구나. 아침도 간단히 먹었는데 어찌 또 국수만 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유부초밥도 같이 이렇게..
< 엄마는 간장 비빔국수 노노~ 매콤한 게 좋아~ >
< 지난번 홈캠핑 요청 밥상 >
웃고 즐기는 사이 비는 그치고, 도서관에 책도 반납하고 산책도 할 겸 밖으로 나갔습니다. 산책을 하는데 딸이 오늘 저녁은 뭐냐고 묻길래 저녁은 외식하자고 했더니 자기는 집에서 또 먹고 싶다고.-- 시간도 늦었고 엄마도 편히 한 끼 사 먹고 싶다고 겨우 달래서 외식 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엄마도 가끔은 다른 사람이 해주는 밥이 먹고 싶단다~! >
그렇게 주말 홈캠핑 시간은 끝이 났건만... 평일 중 하루, 친한 친구 한 명만 초대해 텐트에서 같이 놀고 싶다고 부탁해서 OK 사인을 보냈더니.. 또 집안 인형 친구들 총출동시켜서 저렇게..--;
< 우리는 린이 친구들, 나란히 나란히 >
"여보야~ 당신이 전에 그늘막 텐트 사놓고 사용한 적이 거의 없다고 당근 마켓에 팔자고 했잖아요. 그런데 보아하니 우리 린이가 앞으로 종종 찾을 것 같아요. 이렇게 쓰일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어요. 우리 그때 안 팔길 잘한 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