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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원의 빛 강성화 Jun 16. 2021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vs 밥 잘해 주는 착한 누나

밥 잘해 주는 착한 누나(?), 그 누나가 바로 접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노노.
밥 잘해 주는 착한(예쁘고픈..--;) 누나



부턴가 트렌드(?)가 된 연상연하 커플.

네, 밥 잘해주는 예쁘고(X) 착한(O) 그 누나가 바로 접니다. 남편은 저보다 두 살 연하입니다. 저도 제가 연하와 결혼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남편과의 만남, 인연을 생각하며 그 사람과 주고받았던 몇 통의 메일을 다시 보다 보니 오래전 기억이 떠올라 슬며시 웃음이 났습니다. 누구나 그러했듯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함께 공유했던 추억들과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것이겠지요.

 

연애할 때 남편이 어디서 보고 들었는지 제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사랑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세 가지 ~ing가 필요하다고. 그 세 가지는 Feeling, Timing, Happening이라고 말입니다. (이 남자, 나름대로 고심해서 준비한 멘트였던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그 세 가지 요소가 모두 적절하게 작용해야 인연의 고리가 이어지는 것 같긴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인연도 그랬습니다. 뒤늦게 독립해 혼자서 오피스텔에 살았을 때 남편을 만났으니 제가 저렇게 차려줄 수 있었겠죠.(뭐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제 나이 36살에도 솔로니 '아, 이제 오픈 마인드로 바꿔야겠구나. 내 나이가 이제 너무 많으니 연상만 고집하다간 인연을 찾기가 힘들겠구나! 현실을 직시하자! 이제 마음을 바꿔 연하도 OK 하자!' 했을 시점에 이 사람이 쨘~하고 나타났으니.^^


제가 왜 그랬을까 사실 저조차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인데 제가 남자 보기를 돌 같이 하는 편이었습니다.(하지만, 땅을 치고 후회를 해본들 이미 다 지나간 일.--;)  30대 초반까지도 선입관 때문이었던지 동갑이나 연하를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오빠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제게 관심을 보인 남자들이 동갑과 연하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몇 번의 좋은(?) 기회가 있어도 남의 일인 양 관심도 없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배가 불렀나 봅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인 것을..--; 사랑에 미련했던, 연애를 글로도 배우지 않아 무지했던 모두 제 탓입니다. 그래서 제 딸은 사랑과 연애에 대해서도 조기 교육을 해주려 합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들이 막상 직접 경험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가끔씩 우리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생각의 틀에 자신을 가둬 놓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이 사람과의 만남을 두고 초반에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우리 언니와 엄마도 그렇지 않아도 노처녀로 늙어 죽을까 걱정하던 막내가 연하를 만나니 어찌나 걱정을 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성격. 전 막내로 자랐지만, 기본 성향도 그렇고 이런저런 상황과 역할로 인해 항상 누군가를 챙기다 보니 맏이의 성향도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나름대로 유모 코드도 있고 유쾌한 성향도 지녔지만, 진중하고 여성스러운 성향이 더 강하다 보니 저와 어울리고 잘 맞는 사람 또한 진중한 사람이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저와 달리 남편은 진중함과 아주 거리가 먼 밝고 유쾌하고 장난기 가득한 영락없는 막내 성향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참 신기합니다. 저와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 성향의 사람이 그동안 함께했던 그 어떤 사람보다도 편했고 가벼운 농담과 유모 코드에 웃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사실 전 여성스럽고 차분하고 진지한 이미지로 주변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의 밝고 유쾌한 기운이 제 안의 또 다른 저를 이끌어 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저를 알고 지냈던 다른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하는 제 모습. 저조차도 알지 못했던  모습에 혼자서 슬며시 웃음이 날 때도 있었습니다.


하늘이 정해준 진짜 인연을 만나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수록 사랑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것인지 알고 난 후에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게 되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건 이미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같은 하늘 아래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웃음과 마음을 나눌 사람이 제 곁에 있단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우리 사랑의 가장 큰 결실인 린이도 함께하니 더 바랄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사랑을 하면 할수록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처럼 사람을, 인연을, 사랑을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그런 사랑과 인연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사랑을.. 인연을..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축복이 가득하기를, 지금 사랑할 사람들이 옆에 있는 이들에게는 그 사랑이 더 깊어지고 오래오래 갈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 연애 시절, 남편을 위해 처음 준비했던 한 상 차림. 부모님 죄송합니다.ㅠㅠ >


남편을 위해 처음 준비했던 저 한 상 차림.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사랑의 힘이었던 듯합니다.  12첩을 넘어 몇 첩 반상인지... 지금은 저렇게 못합니다. 저도 좀 편하게 살아야죠.--; 그때 직장에서 1박 2일 간부 워크샵이 있었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가서 토요일 점심 식사 후 집에 왔는데 어찌나 피곤했던지 오자마자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래프팅도 하고, 바나나 보트 타다 손톱 두 개 부상도..)


그런데 문득 일요일 이 사람을 초대해 식사를 차려줘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벌떡 일어나 집 앞 하나로마트에 가서 장을 봐서 오후 3시경부터 밑반찬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저기 사진 속 반찬 중 열무김치 빼고 모두 직접 만들었습니다.--;


반찬이 많아 한 접시에 두 종류씩.. 오이소박이랑 깍두기까지..(예전에 책 읽다 본 적이 있는데 사랑할 때 나오는 호르몬이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나오는 것과 같다고..--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제 정신으로는 저렇게 못 차리니..--;)


다음날 점심 때 초대를 했는데 새벽까지도 재료 손질하고 만들고 쉼없이..@@ 저 정도로 차려 줬으니 이 남자 뭐 어찌하고 말고 할 것 없이 올킬, 게임오버지 않겠습니까~--;(물론 저렇게 두 번은 안 했습니다. 저도 제 명대로 살아야겠기에..^^)



남편, 보세요~!
5남매 중 늦둥이 막내로 자라서
우리 부모님에게도 이런 밥상을
차려드린 적이 없어요~
(부모님, 정말 죄송합니다.ㅠㅠ)
당신이 내가 정성스럽게 차린
밥상을 받아본
유일한 남자랍니다~
그러니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 양가 부모님께 효도하면서
사랑하는 린이랑 지금처럼 알콩달콩
즐겁고 행복하게 삽시다요~!^^


<  벌써 8년이나 지났다니.. >




ps.연애 시절 남편을 위해 차려준 밥상입니다. 따뜻한 한 끼의 식사를 앞에 두고 마음과 웃음을 나누며 행복했던 그 시절. 아~! 우리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 남편~ 당신은 좋겠어요~!>
< 밥 잘해 주는 착한 누나가 있어서~!>
< 당신 입으로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 했으니~! >
< 그 복을 받지만 말고 내게도 충성을~!>
<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 앞으로도 지금처럼 알콩달콩 행복하게 삽시다용~!^^>



written by 초원의빛

illustrated by 순종


Always be happy!*^_____________^*




* 오늘의 추천곡 *


Racheal Yamagata님의 'Something in the rain'
https://youtu.be/rX8mI0i65Ys



윤상&김현철님의 '사랑하오'

(린이를 낳고 산후조리원 생활을 하던 어느 날,

남편과 산후조리원 휴게실에서 유리로 된 천장으로

하늘을 바라보는데 문득 이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이 노래를 찾아 들으며 행복해했던 기억이..^^)

https://youtu.be/lmxNgwBeJ44


오늘은 특별히 한 곡 더~!

(오늘 문득 이 노래가 생각나 여러 번 들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because of rain~!^^)


윤상님의 '사랑이란'(feat.김동률)

https://youtu.be/4ROdxkVXK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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