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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신 케이 May 28. 2020

사진 청개구리 이야기

스토리포토그라피100

스토리 62 - 사진 청개구리 이야기


Rollei 35 TE, ilford 400 / Shibuya, Tokyo, Japan - Mar


옛날 옛날에 엄마 말은 절대 듣지 않고, 늘 반대로만 하는 어린이 청개구리가 있었어요. 엄마는 청개구리가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그래 남들보다 창의적인 일 하면서 잘 클 거야’하면서 참아주었어요. 결국 청개구리는 어른이 되었어도 남들과는 다르게, 뭐든지 꼭 반대로만 하려는 습관이 생겨버렸어요.


어느 쉬는 날.

“오 요새 5G OO폰, 디지털 카메라의 시대란 말이지. 좋아 난 반대로 간다.”하며 옛날 목측식 수동 필름 카메라를 들고나갔지요.

“오 다들 움직인단 말이지. 좋아 난 반대로 간다.”하며 사람 많은 교차로에 자리를 잡고 꿈쩍 않기로 했어요.

“오 다들 위에서 찍는 단 말이지. 좋아 난 반대로 간다.”하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찍기로 했어요.

“오 다들 컬러로 찍는 단 말이지. 좋아 난 반대로 간다.”하며 흑백 필름으로 찍기로 했지요.

찰칵- 찰칵- 짠-!

그리고 돌아가는 지하철도 반대로 탔답니다.


@ 엄마 말대로 정말 잘 큰 청개구리일까요? =)



이 사진은 '대비'에 관한 이야기이다. 위 장소는 도쿄의 시부야 스크램블이라는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교차로이다. 매 신호마다 수많은 인파들이 섞였다가 신호가 끝나면 깔끔해지는 모습이 꽤나 재밌는 곳이다. 유명한 사진 스폿답게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다. 단순 핸드폰 카메라부터 대포 같은 렌즈를 달고 있는 전문 DSLR 카메라까지, 주변 건물들의 창가엔 인간 스크램블을 찍기 위한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나에게 도쿄는, 이미 사는 곳이 되어버려서 사실 덤덤하다. 그래서 이곳에 올 때면 이제는 조금 다른 사진을 찍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장소에서 ‘대비’가 보였다. 그리고 정반대의 것들을 한 프레임 안에 표현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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