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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신 케이 Feb 27. 2024

커피도 결국은 기호식품

스토리포토그라피100


스토리 93 - 커피도 결국은 기호식품


Yashica T4 Safari, Fuji Premium 400 / Nishi-kasai, Tokyo, Japan - Apr


다들 커피는 자주 마시고 있는지? 나도 어느새 15년의 커피 경력으로, 아직까지 매일 3잔 이상 너끈하게 마시고 있다. 아! 그러나 변한 게 있다면. 예전엔 아이스아메리카노(무려 벤티 사이즈)를 저녁에 마셔도 잘 잤는데.. 이제는 밤에 커피 마시면 안 되더라고요. 후아~ 세월이란~ 하하. 

뭐 아무튼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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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좋아해서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제일 괜찮은 카페를 찾아가곤 한다. 그리고 해당 카페에서 나의 커피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면(바리스타씨의 핸드드립하는 모습을 마치 한 분야에 통달한 마스터처럼 인자한 얼굴로 뚫어지게 관찰한다던가 하는.. 음 역시 부담스럽네요.) 다른 카페를 추천받기도 하고, 바리스타씨의 커피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들어볼 수도 있다. 커피를 테마로 한 도시여행에서 할 수 있는 하나의 재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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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는 카페 아르바이트를 참 많이 했었다. (웬만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다 경험해 봤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런저런 만남에서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을 나름대로 많이 만났다. 그 만남들과 경험들로부터 발견한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이 있다. 어딜 가든 카페라는 곳에는 커피에 열정 가득한 사람이 한 명 이상은 꼭 있다는 것. (아무도 없으면 제가 그 한 사람입니다. 하하.) 열정이 있는 사람이란, 커피 공부를 계속해왔으며 나중에는 본인의 카페를 오픈할 꿈을 가지고 있는 한마디로 ‘커피에 아주 진지한 사람’이다. 나 역시 커피를 좋아하고 관심이 많으니까 이런 진지한 류의 사람들과 커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거웠다. 사람들이 다양한 만큼, 특히 ‘맛있는 커피’에 대한 정의 즉, 커피 가치관이 모두 다 극히 다르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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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나는 어떤 커피든 결국엔 커피도 그냥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날씨 좋고 기분 좋으면 어떤 커피도 그냥 맛있다.

비 오는 날 아침엔 괜히 진한 커피가 맛있다.”로 분위기에 맞게 맛있는 커피를 정의한다.

하지만 조금 고집 있는 사람들의 경우, 핸드드립만 해도 물의 온도, 드리퍼 모양, 원두 로스팅 정도와 날짜, 분쇄도, 컵의 예열, 드립 방법 등 어떤 정해진 공식의 모든 게 완벽해야 맛있는 커피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에스프레소 커피의 경우도 비슷하다. 원두의 분쇄 정도 양, 탬핑 시 팔의 자세와 압력, 샷 추출 시간(초 단위), 머신 종류 및 상태 등! 바리스타마다 맛있는 커피에 대한 본인들만의 노하우와 공식이 있다.

물론 원두의 신선도나 위생이 당연히 커피 맛에 영향이 있음에 동의하고, 커피를 내리는 공식 같은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간혹 본인이 배운 그 어떤 공식에 하나라도 엇나가면 ‘쓴맛~이 밸런스가 어쩌고~, 맛없는 신맛이네~, 담뱃재 맛으로 변했네~’ 등등. 잔소리하는 사람들 만나게 되면 커피 한잔을 내리기도 전에 나도 모르게 피곤해진다. 마음속으론 휴 커피도 결국은 그냥 "A Cup of Tea일 뿐인데..! 귀~찮~네~ 차아암~"하고 시무룩해진다. 하하. 여러분의 맛있는 커피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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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양재동의 한 개인 카페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었다. 첫 출근, 커피 열정 가득한 사장과 즐겁게 커피 이야기를 하던 중 나의 이런 유연한 커피 가치관을 공유했더니 본인 카페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하고 그날로 알바를 마무리했던, 조금은 얼떨떨한 기억이 있다. 음 하긴! 같이 일할 때는 가치관이 맞는 건 정말 중요하죠. 하하.


@ 방금 뽑은 에스프레소와 찬물을 믹서에 넣고 몇 바퀴 돌린(액체를 갈아서?) 후 얼음을 따로 넣어 아이스로 마셨는데.. 와우 정말 정말 고소한 맛이 나더라고요. 이걸 '쉐이킹 아메리카노'라던가 뭐라나 =)



대비는 보는 이의 집중을 일으킨다. 빛과 어둠의 대비를 같은 프레임 안에 게다가 반반으로 나누어 바로 좌우로 담아봤다. 햇빛이 비추는 밝은 부분은 밝은 대로 집중하게 되고, 빛이 없는 어두운 부분은 무엇이 숨어있을까 궁금증을 자아내 집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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