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lei 35 TE, Lomo 400 / Nishi-Shinjuku, Tokyo - Feb
팩트체크.
팩트 확인, 팩트 뭐시기 뭐시기 뭐시기 --- 요즘 시대, 뉴스나 신문의 단골 코너이다. 너도 나도 팩트 즉, 사실을 확인해서 거짓 뉴스를 바로잡겠다고 한다. 하지만.. 혹시 눈치는 채셨는지?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사실만을 이야기한다고는 하는데.. 방송사, 신문사마다 대중에게 결론을 안내하고자 하는 방향은 다 다르다는 것. 아마 느낌상으로는 다들 어렴풋이는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프레임.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프레임이라는 개념이 이렇게까지 대중화되어 있지는 않았다. 심리학적으로 자신이 보는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데 쓰였던 프레임이라는 긍정적인 용어가, 이제는 타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부정적인 단어로 많이 쓰이게 되었다.
프레임, 틀이다. 그렇다. 틀의 존재는 틀 안과 틀 밖을 구분할 수밖에 없다. 틀이 단단하고 절대적인 기준에 가까워질 때 틀 밖의 것들은 틀 안을 볼 수 없게 되고 틀 안의 것들은 틀 밖을 볼 수 없게 된다. 이른바 단절이다.
이 시대 우리는 '팩트'라는 절대 기준의 말을 듣고 나면 그다음부터의 이야기는 모두 진실로 받아들이고 마는, 마치 무장해제가 되듯이 아무것도 반박할 수 없게 된다.
"야 이게 팩트야!"
"..."
이런 현상 자체가 타인을 그리고 자기 자신을 프레임 안에 갇히게 하는 시대임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팩트라는 것은 말 그대로 '사실'인데, 사실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객관적인 게 아닌가? 어떻게 누군가를 프레임에 가둔 다는 것인가? 물론 원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전부터도 심리학, 최면의 기술 중에는 사실만을 이용해서 거짓말하는 기술이 있었다.
예를 들면, 한 사건에 대해 "지금부터 팩트체크를 하겠습니다!!"라고 선 이미지를 그려놓고(또는 가둬놓고),
- 팩트 1,2,3,4,5,6,7,8번 전부를 얘기하지 않는다. 3,5,8만 얘기하고 나머지는 상상하게 만든다. 의도한 방향으로.
- 사실의 순서를 다르게 전달한다. 오늘은 7,1,4번을 전달하고 내일은 5,6번을 전달하는 식. 이 방법도 결국 매체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시청자가 생각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 전혀 상관없는 팩트들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본질과 다른 방향을 보게 한다. 이른바 본질 흐리기와 논점을 바꾸기이다.
하지만 항상 마무리는 "이상 팩트체크였습니다!!"
결국엔 당신을 어떠 어떠한 식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지금부터 팩트체크를 하겠습니다."
"사과의 디엔에이에는!@#!@$$%@가 있어서 사실 사과는 포유류였습니다. 이상 팩트체크였습니다!!"
"아~~ 그렇구나~~ 사과는 포유류래!!"
이대로가다가는 이런 말도 안 되는 것도 팩트라고 먹히는 사회가 될지 모르겠다.
자유민주국가에서, 게다가 온갖 매체와 정보가 넘쳐나는 지금 같은 시대일수록,
시민으로서 정말 중요한 것은 그냥 남이 '팩트'라고 포장해서 떠먹여 주는 것을 그냥 냅다 먹지 않는 것이 아닐까.
@ 조금 공격적인 글일까요? 그래도 같은 시대를 살고 있으니 다 같이 한번 생각해봐요 =)
멋진 빌딩의 멋진 직장. 이른 점심 식사를 하려고 혼자 조용히 나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한다. 음. 실내인데 왜 이렇게 밝지? 그래서 고개를 들어보니 이 빌딩의 모두의 현재가 보였다. 철창에 갇힌 듯이 보이지만 동시에 안정적이기도 하다.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밖으로 나가면 괜찮을까. 궁극적으로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일까.
이렇게 감정이 훅- 깊어질 때가 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이런 심리상태. 이때 찍는 사진은 분위기도 깊게 나온다.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다녀야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