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작

조직문화 Letter. 47

by 부지러너

요즘 연일 가장 뜨거운 이슈는

아시안컵이 끝나고 등장하고 있는 축구 관련 내용인 듯싶습니다.


아시안컵 전까지는 역대 최강의 멤버라 자부하던

전 세계 축구 리그에서 큰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아시안컵에서는 막상 90분 내에 이긴 경기는 단 한 번이었고

매번 졸전을 거듭하며 최악의 기록들로 역사를 써 내려갔고

개인역량을 영혼까지 끌어서 어떻게 꾸역꾸역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그동안의 관리 역량 부재가 경기 외적으로도 드러나면서

클린스만호는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아시안컵 탈락 이후 누구의 책임인지를 두고

여러 언론과 유튜버, 축구팬들 역시 목소리를 높여 성토했고

이 과정에서 선수단 내부의 다툼이 불거져 당사자인 축구선수가 맹비난을 당하고

이런 과정에서 협회는 협회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13경기 연속 무패라는 공자탑을 세우고 떠난다고 자부하는

무능한 감독을 수십억 위약금을 물어가며 경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과정에서 협회의 1년 전 감독 선임과정에 매우 독단적인 협회장 결정이 있었음이 드러났고

감독 계약 자체도 매우 허술하고 불리한 조건으로 진행했던 것에 대한 결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이 한국에 체류한 일자가 모자라 위약금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국세청이 세금을 징수할 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왔습니다.


감독과 수석코치는 이 와중에 선수들이 싸워서 경기력이 저하됐다는 이야기를 쏟아대고

협회는 나 몰라라 선수들 탓 감독 탓만 하면서 결국 감독과 전력강화위원들만 경질했고

정작 협회장은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이 사태를 무마하며 임시 감독을 선임한다 말했습니다.


선수들은 죄송하다 연신 사과를 하면서 이 과정에서 심신이 소진되어

돌아간 클럽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1. 시스템

우리나라는 뛰어난 개인역량을 보유한 선수들을 데리고도

특별한 경기 전략이나 전술 없이 개인의 역량에 몰빵한 경기력으로 인해

점점 조직적인 와해를 가져왔고 처참한 경기력과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협회는 아시안컵 직전 파주 트레이닝 센터와의 계약 종료로 인해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호텔 헬스장에서 실내훈련만 진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준비성과 함께

A매치 기간 중에도 단체생활과 규율 및 질서를 강조해야 할 팀 스포츠 시스템에서

개인별 자체 이동이라는 유례없는 정책으로 팀 내 소속감을 저해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도 위대한 조직력을 가진 팀을 이길 수는 없는 진리를

우리는 철저하게 무시해 왔던 것입니다.


2. 리더십

이웃나라 일본은 이번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했습니다.

일본은 유럽파 선수들이 20명 이상인 이번대회 우승 0순위 팀이었음에도

조별리그 2위에 8강이라는 성적이 우리와 비슷해 보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라고 하면 리더십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일본축구협회장은 8강 탈락 직후 기자들이 있는 믹스드 존에 등장해

협회의 잘못과 책임에 대해 사과한 뒤 감독을 지속적으로 신임한다는 내용을 빠르게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이번 아시안컵에서 부족했던 점들을 빠르게 보완하고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준비체제에 들어갔습니다.

일본 대표님 모리야스 감독 역시 북중미 예선을 준비하기 위해

빠르게 전략적인 수정을 가져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협회장이 일주일 넘게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모든 문제를 해결할 명분과 판이 깔리고 난 뒤 누구나 예상가능한 수준의 기자회견으로 대응했으며

차기 감독 역시 다음 달 있을 월드컵 예선까지 빠르게 뽑아야 하는 당면과제를 남겼습니다.


3. 개인

개인적인 역량과 성취가 많은 인기를 가져다주고 있는 한국 축구계의 흐름이

위대한 선수들을 칭송하는 팬들에 힘입어 한 개인의 영향력과 입김이 커져서인지

구성원 간의 불화와 갈등에 있어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서로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목표는 단 하나 경기에서 이기고

60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공동목표가 있었음에도

서로의 생각의 시시비비를 가리고 팀워크를 저해하는 감정표출과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어버린 선수들은

나이대로 갈린 파벌로 서로를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팬들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그 어떤 비난도 책임져야 하는 공인으로서의 짧은 생각과 행동에 대해

아픔의 시간을 겪는 건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회사와 조직에서도 시스템과 리더십 그리고 개인들의 행동들이

회사를 일으키기도 성장시키고 성과를 내게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조직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동의할 수는 없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시스템과 원칙을 만들고

이를 잘 이행하고 따르면서 각자의 성장과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추며

더 나아가 개인 모두가 서로에 대해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을 갖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조직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처음 축구선수가 되기로 결심하던 날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는 꿈을 꾸는 국가대표가 되던 날

그 투혼과 의지를 불태우던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모두에게 소중했던 나날들을 한 순간에 실망과 비난으로 바꿀 거라는 것은

불과 연장전에서 연승을 거듭하며 좀비축구라는 불편한 칭찬에도

4강전을 기다리고 우승을 염원하던 팬들에게는 너무나 갑작스러웠지만

내부에서는 이미 오래전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하는 그 시점부터 예견된 일이었을 수 있기에

우리는 항상 우리의 작은 결정과 순간들의 과오를 빠르게 인지하여

건강하고 투명하고 성장하는 조직의 구성원으로 각자의 역할을 다 했으면 합니다.


오늘도 파이팅


#스타트업 #아시안컵 #국가대표팀 #시스템 #리더십 #조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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