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월의 끝이다.
나는 새해맞이 여러 목표를 세우기보다 매우 지나쳐서 오히려 부족하니만 못 했던 작년을 교훈 삼아 올해는 하루에 몇 가지 루틴만 꾸준하게 지키자는 소박하고 다소 미약한 목표를 잡았었더랬다. 매일 출근해서 데일리체커에 몇 가지 루틴을 수행했다고 기록하며 아침부터 내심 뿌듯해했다. 하지만 정확히 일주일 정도만에 이런 계획적이고 고도로 짜인 삶에 균열이 생겼고 중간중간 내가 선로를 이탈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사실 또한 마주하기 싫어 외면하고 말았다. 일종의 자기기만이다.
의식하고 사는 것과 의식의 끈을 놓는 것은 아주 작은 차이지만 그 끝은 창대한 격차를 만들어 버리곤 한다. 몸무게가 많이 나갈 것을 직감한 자가 체중계 근처에서 괜히 돌아가는 것처럼 나는 한 주의 책 한 권을 읽기로 해 놓고 3권까지 잘 이어가다 갑자기 어려운 책 (플라톤-국가)을 읽게 됐다는 핑계로 도망가기 시작했고, 매일 아침 추운 겨울날씨를 뚫고 입김을 내뿜으며 달리기를 하기로 해놓고 병원에서 받은 무릎부상 진단에 고작 집에서 실내자전거나 로잉머신을 타는 일에도 소극적으로 임했다. 매일같이 글을 쓰며 생각을 기록하고 나의 삶을 새기는 일 자체를 본질적 즐거움으로 생각하는 척하면서 막상 글쓰기는 시간을 내어하는 일이 아니라 시간이 남아돌면 하는 일로 호도해버리고 말았다. 명상이라고 거창하게 쓰고 사실은 잠깐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었던 그 찰나조차도 각종 콘텐츠의 늪으로 침잠시킨 나였다.
하지만 이내 마주하기로 한 나의 현실에 깊고 침통한 자각을 느낀 나는 다시금 의식하는 삶의 경로로 나를 이끌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로를 이탈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부분을 회고하고 성장하며 더 나은 나로 다시 시작하려는 결심에 있다, 그렇게 무수히 반복되는 수레바퀴 같은 삶일지라도 '불멸의 삶을 바랄 것이 아니라 가능의 영역을 남김없이 살려고 노력하라'는 핀다로스의 말을 아로새기며 나는 오늘 새벽 일찍 일어나 실내자전거 1시간을 타며 책도 읽고 사유하며 글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