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by 부지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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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단편선으로 이루어진 극현실주의 소설 모음집

작가가 나랑 동갑이라서

에피소드에 와이프 회사 이야기가 나와서

지금 나의 고민이 담겨 있어서

내가 마치 어제라도 겪은 일은 적은 듯해서


현실 속 웃픈 상황을 그 누구도 공감할 수 있게 풀어 낸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엄청난 몰입감을 가지고 순식간에 읽어버리게 만드는 힘이 느껴졌다.

흥미진진한 구성과 공감가는 스토리에 더불어 직장을 다니다 작가로 전업한

그녀에게로 향하는 일종의 부러움도 더해졌다.



<잘 살겠습니다.>

꼭 가르쳐주어야만 아는 사람들이 있다.

빛나 언니로 대변되는 이런 캐릭터들은 주위에 꼭 있다.

사람이 나쁜 건 아니고,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정말로 남들에게 폐를 끼치거나 신경쓰이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사람들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해야할지 사고회로가 독특하다고 해야할지

지극히 이기적이라고 해야할지 그냥 무지하다고 해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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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대놓고 부리지 않은 여자의 끼와

남자의 근거있는 자신감의 결합하는 스토리는

그 어떤 에피소드보다 결말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냈다.

아슬아슬한 둘 사이의 줄다리기는 결국 극단적인 방향으로 마무리가 되지만

그 사이에서 여자가 했던 행동들이나, 남자가 구구절절 했던 말들이

너무나 현실적이고 솔직해서 낯뜨겁기까지 했다.

연애의 목적을 달성했는지는 무엇으로 판가름 하는 것일까?

그것이 잠자리로 귀결되어야 하느 건지, 아니면 정말 마음만 확인하면 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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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낮음>

장우의 꿈과 유미의 현실성에 대해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사실 난 멍하니 돌아가는 냉장고를 열고 쳐다보고 있는 장우의 심정을 잘 안다.

신혼 초 에어컨을 혼수로 사지 않았던 것의 시작은 전세집이었기 때문이었고

2년 뒤에 이사를 갈 것을 고려했을 때 에어컨 구입비용의 3분의 1에 해당되는

이전비를 또 지불하는 것이 너무 큰 낭비라는 생각이 지속의 힘이 되었고

1년 뒤 2018년 무더위가 초절정에 달했던 그 해 여름은 1년 버틴 것이 아까워

마저 1년을 버티자는 마지막 노력이 되었다.

우리의 그 처절한 노력은 다이소의 얼음스카프로 시작하여

선풍기 앞 얼려놓은 페트병 거치대를 놓음으로써 이어졌고

마지막에는 큰 스테인리스 사발에 물을 얼려 머리맡에 두어 만지면서 잠드는 것으로 끝났지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렇게 미련한 짓이 어디있겠나 싶지만

그 때 우린 더위와 싸웠던 것이 아니라

우리의 첫 결정에 지지와 응원을 보내느라

그것이 잘못된 결정이 아니었음을 부인하느라

인고의 세월을 지난하게 2년이나 보냈던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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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의 손길>

청소 도우미 아주머니를 고용하는 것은 나에게 꽤나 큰 심리적 허들이 존재했다.

일단 도우미 아주머니를 쓰는 집은 굉장히 부잣집이라는 인식이 어렸을 때부터

단단히 자리잡고 있었기도 했다.

그러던 중에 같이 일하는 동료 분께서 격주 간격으로 금요일 오후 4시간을

청소 도우미 아주머니를 고용한다는 말을 들었고

처음에는 반대하던 남편 분이 나중에는 오히려 계속하자고 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고 하셨다.

실제로 우리는 신혼 초 매주 청소하며 깔끔을 떨었지만

결국 매주 가사노동에 지쳐 휴식의 질이 점점 낮아지는 것을 체감하며

휴식의 질을 택하는 대신 쾌적한 삶의 질을 조금 낮추기로 암묵적으로 합의했고

그렇게 청소주기는 주 1회에서 격주 1회 월 1회 식으로 점점 늘어만 갔다.

그러던 중 청소아주머니에 대한 니즈가 강해졌고 어떻게 보면

아이가 태어나면 왠지 하게 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중에

<도움의 손길>을 읽고 나니 사람을 쓰고 부린다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복잡한 심리적 영향을 받는 일이고,

누군가를 내 주거공간에 들이는 일 또한 매우 부담되는 일임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 되었다.

청소는 하기 싫은데 또 누군가 우리 집에 들어오는 것도 싫고

또 괜히 사람 부리다가 스트레스 받기도 싫고

결국 고성능 AI 로봇 청소기가 답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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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방문자들>

에피소드와는 괴리가 있긴 하지만,

주위에서 다들 괜찮다던 남자와 결국 이별하고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맞닥뜨린 주인공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연애와 결혼, 그것은 점점 시대적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였던 그것이

매우 당연히 거쳐가는 일생의 과정이었던 그것이

지금은 수많은 고민과 걱정거리가 되거나 아예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까지 생기다 못해 평범해지고 있다.

누군가 만나고는 있는데 이 사람이 여생을 함께할 나의 동반자인가에 대해

개인들은 어떤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일까?

심각한 고민없이 느낌가는대로 만나서도 잘만 사는 사람들도 있고

이리 저리 재고 따져서 한 결혼도 금세 파국이 되곤 하는 상황 속에서

어떤 가치와 기준을 가지고 일생일대의 중요한 순간을 결정지어야 하는 것일까?

사실 무엇이든 경험보다 좋은 스승은 없기에

결혼도 많이 해봐야 안다.라고 하는 것은 미친 말이니...

사실은 연애를 많이 하거나 깊게 하거나 오래하거나 하는 것이 중요한데

연애도 아무 생각없이 좋으면 좋은대로 무디면 무딘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연애를 통해 내 자신을 발견하고 상대방에 대해 고민하고

같이 살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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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표현으로 복이 굴러들어왔다고 할만한 이성을 만나더라도

평생 끌어안기 갑갑한 복은 복이 아닌것은 맞다

다만 그럼 어떤 복이 들어와야 맞는 복인지 알 수 없는 것 또한

매우 갑갑한 노릇일 것이기에 치열하게 고민하여 본인의 의사결정기준을

확고하게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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