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습관이라 할지라도 꾸준함을 겸비하면 놀라운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래서 특정 행동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 된다.
매일 아침 모두가 단잠에 든 새벽, 쓰레기 수거차들 만이 거리를 활보하는 이른 시간에 달리기를 하는 것에 설레고 가슴 뛰던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반복되어 익숙해지고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루틴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감흥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매일 아침 설레며 달릴 수는 없다 하더라도, 매일의 달리기가 매번 다른 속도와 방향, 기운과 분위기, 느낌과 감흥을 줄 수는 없더라도, 익숙해진다는 것이 하찮은 것이 되지 않게, 반복한다는 것이 지루한 것이 되지 않게, 오늘도 달리며 새로운 마음을 먹어본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일만큼 새롭고 재미있는 일이 있을까? 세상을 살면서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존재에 대해 알아가고 상호작용 하는 순간이 주는 즐거움을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 어느 때엔 낯선 사람을 만난다는 두려움과 긴장이 부담스럽게 느껴질지라도, 다시 그런 두려움을 감내할 만큼 지루한 일상에 파문이 되는 새로운 관계는 매우 중독적인 것이리라. 다만 이런 새로움에 대한 끝없는 갈망이 지속적으로 쌓아온 관계에 대한 소중함을 망각하게 하기도 한다. 매우 소중하고 가까운 사람일수록 익숙하고 편하며 언제든 만날 수 있기에 가장 흔한 관계가 되어가는 위험이 상존한다. 익숙하다는 것이 함부로 해도 되는 것이 아님을 인지하지만 실제론 인식과 다른 행동으로 자주 나타나곤 한다. 매일을 함께하는 가족과 동료, 언제 봐도 어제 만난 것 같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익숙함이 누군가에게 저지를지 모르는 무례함과 짜증의 역치를 한 없이 낮추곤 한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과 행동으로 나의 익숙함이 상대방에게 서운함으로 전달될 때 상대방 역시 나를 익숙한 관계로, 내가 한 것처럼 너도 나에게 함부로 할 수 있는 명분을 준다. 그렇게 익숙한 관계는 익숙하단 이유로 서로에게 무뎌짐을 허락하기도 한다.
하지만, 익숙한 것에 대한 결핍을 자각하는 순간 그 어떤 새로움도 이길 수 없는 강한 공허함과 상실감이 나를 나락으로 이끈다. 익숙한 것이 사라질 때 자각하는 때늦은 후회가 소분되어 매일 잔잔하게 소중한 사람과의 행복을 위한 자극제로 투여되면 좋겠다. 이렇게 글을 쓰고 또 잊겠지만, 그렇게 나는 평범한 망각의 동물이 되겠지만, 그래도 오늘 다시 한번 상기한다. 익숙한 관계에 대한 소중함으로 인생의 의미가 생긴다는 것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