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처음으로 작성해 본 2021 버킷리스트, Personal이란 범주 아래 첫 번째로 작성한 항목. "불안이 심해지는 진짜 원인 찾기. 불안한 감정 다스리는 방법 찾기." 2020년 후반에 찾아온 경미한 수면 장애의 원인을 찾아보자는 데에서 비롯된 목표였다. 커피 줄이기, 활동량 늘이기, 낮잠 자지 않기는 본질적 문제가 아닌 표면적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일 뿐인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근원을 찾아 해결할 수 있을까 하다가 수치심과 취약성을 받아들이고 강인하게 일어서는 방법을 다룬 책,『Rising Strong』을 읽게 되었다. 저자 브레네 브라운은 인간은 누구나 불편함을 느낄 때 문제를 회피하고 싶어 지는 본능이 있는데(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기도 하다.), 부정적인 감정과 내재된 취약성을 온전히 인지하고 받아들여야만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전한다. 이는 첫째, 감정을 인지하고 질문 던지기, 둘째, 자신의 이야기와 맞붙어 싸우기, 셋째, 혁명, 강인하게 일어서기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불편한 상황에서 도망치고 감정을 외면하고 넘어가려는 자신이 떠올랐다. 묻어둔 감정들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아 다른 상황에서 모진 모습으로 표출되는 못난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알고 싶었다. 요동치는 감정의 근원을. 바꾸고 싶었다. 감정을 잘 다스리고 나은 삶을 사는 방법을.
나의 취약성은 불안감에서 비롯된다. 밤잠을 설치게 하며 일상을 한 순간에 외줄 타기로 만드는 힘을 가진 부정적인 감정의 근원지. 계획한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의 당혹감, 가까운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 남들보다 뒤처진 것 같은 조급함,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항상 불안함이 바탕이었다. 그리고 이를 숨기기 위해 대담한 척, 무던한 척하는 것에 익숙해져왔나 보다. 프로젝트가 얼마나 오랫동안 진행될지(아마도 평생 동안 연습해야겠지만.), 더 나은 자신이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이 작업을 통해 계속해서 고민을 하고 스스로 들여다보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