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나의 편이 아니고, 법의 편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다.
정치 협상 결과, 법의 시행령, 신문지상의 여론을 의식한 발표 내용과 다르게 시행되어서 이해 관계자와 국민들이 체감하는 내용과 다른 것들이 해당될 수 있다.
최근에 실제로 경험한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요즘은 쿠*, *마켓, **번가로 대표되는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쇼핑의 매출을 넘어섰고 소비의 주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장점 중 하나가 유연한 가격 책정인데 이를 악용한 경우로서, 할인율을 30%라고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그걸 믿고 물건을 사려고 들어가 보니 제조업자의 판매 가격보다 10% 이상 가격을 인상하고 그 가격에서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여 결국 구매가는 행사 이전 가격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온라인 쇼핑몰에 항의해도 오픈마켓의 특성상 가격 책정은 판매자 자유라며 모른 척했다.
최근 회사에 임대차 관련된 소송의 1심 판결이 있었다.
1년이 넘게 수차례 공판이 진행된 결과, 판결은 소속 회사가 거의 완패했다.
재판이야 질 수도 이길 수도 있지만, 판결문을 보면 일반 상식선에선 도무지 이해 안 되는 논리로 판결을 내렸다. 내게 직접적인 피해가 있는 판결은 아니지만, 종종 언론을 장식하는 재판 불복 폭력사태 당사자들의 심경이 조금은 이해가 될 만큼 일방적인 판결이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법대로 하자'는 양쪽 이해 당사자의 입장을 떠난 객관적일 것으로 기대되는 '법'의 잣대로 시시비비를 따져보는 것을 의미하지만, 법에 의한 판단이 꼭 매우 합리적, 상식적 그리고 모든 사람이 받아 드릴 수 있는 공평무사한 판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고소, 고발 등으로 법의 잣대에 판단을 맡길 경우에 법원과 판사는 자신의 상식에 벗어날지언정, 혹은 그 법이 매우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여 현재 시민들에게 수용력이 떨어질 지라도 어쩔 수 없이 법률과 판례에 따라 판결 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형사 재판의 경우 양형 기준이라 하여, 사안별로 기준표를 만들어 형량의 범위를 정해놓았으니, 이 정도면 AI가 판결해도 공정성 등에 큰 문제가 없다는 말도 마냥 허황하게 들리진 않는다.
결국 법이 나의 이익을 지켜 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법은 컴퓨터 화면에 공포의'블루스크린'이 떴을 때, 강제로 길게 눌러서 컴퓨터를 다시켜는 전원 버튼 같은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