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생존법

겨울잠이 신의 한수?

by Phd choi 최우수

12월 29일, 날짜만으로도 왠지 꽉 차보이는 그야말로 연말이다.

북반구의 연말은 굳이 24절기를 떠올리지 않아도 겨울의 한가운데라고 볼 수 있다.

특히나 올 겨울은 음력과 양력의 날짜 거리가 멀지 않으니 더더욱 계절과 달력상의 계절의 차이가 크지 않다.(양력 12월 29일=음력 12월 7일)


지구온난화가 주는 단어의 오해 덕분에 왜 겨울은 더 추워지는가? 하는 착각을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겨울도 더 추워진단다.


날씨가 추워지면 따뜻함을 얻기 위해 결국 에너지를 태워서 그 열을 이용하게 된다. 회사 근처의 지역난방시설의 굴뚝에서 올라오는 공포스러운 하얀 연기가 이를 증명한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여서, 추우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봄, 가을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래서 자주 허기지고 배가 고프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본능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는다는 점일 텐데, 그런 특징이 겨울나기에는 도움이 되질 않는다. 즉, 겨울잠을 잔다든지, 음식 섭취양을 드라마틱하게 늘리지 않는 것과 같이 추위를 견디기 위한 인간의 변화가 많지 않다. 그저 따뜻한 곳을 찾아가고 옷을 더 입는 정도.


추워지면 몸이 오그라들듯이 마음도 따라가게 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요즘같이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생기면 더더욱 그 여파가 크게 다가온다. 날이 따뜻하기라도 하면 답답한 마음을 덜기 위해 밖으로 나가서 머리라도 비우거나 하다못해 자전거라도 타면서 몸을 가볍게 할 수 있을 텐데, 몇 가지 안 되는 이런 시도마저 날씨 앞에서는 소용이 없다.


그렇다고 예전 동굴 생활하던 원시인처럼 마구잡이로 먹는 양을 늘릴 수도 없다.

이미 한계치에 다다른 체중계의 눈금의 압박이 부담스럽고, 이젠 의사까지 개입하여 몸무게에 경종을 울리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말이 딱 맞다.


어릴 적 겨울잠 자는 곰을 보면서 '게으름'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었는데, 지금 와 생각해보니 겨울잠이야 말로 겨울나기의 '신의 한 수'가 아닐지 뒤늦게 감탄하게 된다.